지구의 탄소 방출


















1990년대 인류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 중에서 지구 기온상승현상은 무엇보다도 우선적인 과제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지난 10년간을 돌이켜보면 지구 기온상승에 대한 과학적인 관심은 한껏 고조되었으나 대중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80년대를 마감하면서 세계가 더이상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체시킬 수 없다는 데에 과학 및 정치계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1990년에는 국제 기상 협약의 초안을 작성할 계획이며 이어 1992년에는 세계 환경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 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질소와 산소가 여전히 대기의 주요 구성요소이지만 좀더 복합적인 일부 기체가 꾸준히 그 영역을 굳혀 나가고 있다. 즉, 산업화 이전의 수준보다 이산화탄소는 25%, 아산화질소는 19%, 그리고 메탄은 100%증가했다. 또한 대기 중에서 정상적으로는 발견되지 않는 합성 화학물질층인 염화불화탄소(CFCs)가 이에 가세하여 햇빛을 통과시키고 거기서 파생되는 열을 잡아 두는 온실효과 역할을 거들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1백년 전보다 섭씨 0.6도가 높아졌다.

최근에 나타난 이러한 상승현상이 온실효과와 관련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으나 많은 과학자들은 여러 상황증거를 통해 그 관련성을 믿고 있다. 더욱이 기온 상승속도는 더욱 빨라져 다음 세기 말에는 평균 기온이 섭씨 2.5∼5.5도 상승할 것이라고 6개의 컴퓨터 모델에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추정이 어긋나지 않는다면 지난 세기의 기온상승과 앞으로 수십년 내에 예상되는 기온상승과의 차이는 4월의 온화한 날씨와 늦여름의 무더위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클 것이다.

탄소는 현대 산업문명이 만들어내는 최대의 폐기물 가운데 하나이다. 1988년에 화석연료의 연소로 발생된 탄소량은 56억 6천만 톤으로 1인당 1톤 이상을 배출시킨 셈이다. 기타 10∼20억 톤을 주로 열대지역에서 삼림을 벌목하거나 태움으로써 발생되었다. 대기 중에 방출되는 탄소는 1톤당 3.7톤의 이산화탄소를 생성시키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무독성 기체이지만 이제 인류 미래의 주요 위협의 하나가 되었다. 지구 탄소방출량은 2차세계대전 후 급속히 증가되었다. 즉, 20억톤에서 30억톤으로 증가하는 데는 10년이 걸렸지만 40억톤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6년밖에 안된다.

이러한 추세는 인구와 경제산물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으로 화석연료의 사용도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속화되어 왔다. 석유는 특히 급속도로 사용량이 증가되어 왔지만 80년대에는 석탄과 천연가스의 사용량 또한 증가했다. 지난 40년은 탄소량 증가율에 따라서 세개의 기간으로 분명히 구분 지을 수 있다. 1950년부터 1973년까지는 년간 탄소방출량이 4.5%씩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1973년에서 1983년 사이에는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어 년평균 1.0%에 머물렀다. 그러나 1983년 이후부터는 다시 상승하여 2.8%의 증가율을 보였다. 1988년의 탄소방출량 증가율은 3.7%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80년대에 있어서 최고의 증가율이다.

만일 1973년 이전의 증가율이 계속되었다면 년간 방출량은 지금보다 거의 30억톤이 더 많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보호 조치의 성과 때문은 아니었고 두 차례의 석유파동과 일부 국가에서 있었던 에너지정책의 변화, 그리고 특히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세계의 경제문제에 기인한다. 1973년 이후에 탄소방출량의 증가 추세가 둔화되어 감소된 연간 방출량의 3분의 1이상(11억 톤 상당)은 국가경제적으로 에너지 집약산업의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모든 나라에서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신중히 고려했다면 그 영향은 더욱 컸을 것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원자력 이용의 증가 년간 5억 톤의 방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로 전체 에너지 체계 내에서의 역할은 크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산업체와 개인이 시장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동유럽과 소련에서는 에너지 집약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고 있으며 모든 분야의 효율성은 서유럽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 결과 소련국민 1인당 경제생산량(구매력 기준)은 서유럽의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탄소방출량은 거의 2배이다. 계획 경제를 재편성하여 에너지효율을 높임으로써 탄소방출량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자동차와 대형주택 등을 추구하는 소련의 소비형태는 탄소방출량을 현재의 수준 이하로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3세계의 산업은 훨씬 낮은 비율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시골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꾸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화석연료가 너무 비싸거나 또는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하지 못한다.

이러한 국가에서는 에너지수요의 상당량이 일반적으로 국제에너지통계치에는 포함되지 않는 목재나 밀짚, 기타 생체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충당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료도 연소시에 탄소를 방출하며 나무나 다른 식물을 다시 심지 않는 경우에는 대기에 추가 부담을 주게 된다. 지난 20년동안 제3세계 도시는 자동차, 석유연료를 사용하는 공장, 냉방기를 설치한 건물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한국과 같이 급성장하는 경제체제에서는 경제성장에 따라 화석연료의 사용량도 증가되어 왔다.

물론 이러한 추세는 80년대에 와서 외채부담으로 인해 다소 주춤했다. 대자본이 필요한 발전소와 석유수입을 감당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많아져 오늘날의 탄소방출량은 60년대 비해 미미하긴 하지만 좀더 균등해졌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이 그들의 경제문제를 극복하게 되면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날 잠재력은 막대하다.

여러 개발도상국의 경우에 있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보다는 벌목의 결과로 대기에 방출하게 되는 탄소량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있어서는 매년 3억 3천 6백만톤의 탄소가 벌목의 결과로 방출되는데 이는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한 방출량의 6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물론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방출량도 포함하여" 브라질은 세계 제4위의 탄소방출국이 되었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콜롬비아가 탄소방출량에 있어서 세계 10위권에 꼽히는 것도 벌목 때문이다.

벌목에 관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환경변화에 나타나는 실증을 통해 벌목이 증가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열대국가들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삼림이 훼손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인공위성 자료가 이를 입증해준다. 화석연료의 이용과 함께 삼림훼손은 앞으로 다가올 하나의 도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조사에 의하면 대기권의 이산화탄소량을 현재의 수준으로 안정시키려면 탄소방출량을 50∼80%줄여서 50년대의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된다고 한다.

1988년 6월 토론토에서 열린 과학자와 정책결정자들의 회의에서는 2005년까지 현재의 방출량을 20%까지 감소시키자는 단기 목표가 제시되었다. 작은 목표이긴 하지만 이러한 감소는 세계의 에너지정책과 토지이용계획에 있어서 획기적인 방향전환과 전반적인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목표의 실정으로 정책입안자들은 이와 유사한 문제들을 이제까지와는 매우 다른 차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에 있어서 국제적 탄소방출 문제는 시장원리에 맡겨졌었다. 그러나 기존의 시장원리는 환경적 요소를 전혀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원리가 계속 적용된다면 앞으로 20∼30년 내로 지구의 서식처는 빠른 속도로 파괴되어 갈 것이다. 탄소방출의 억제를 위한 모든 실제적 전략은 세계인구의 4분의 1이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방출량의 거의 70%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의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들 부유하고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세계 4분의 1의 인구가 그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탄소방출량을 제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앞으로 80억 세계인구가 서유럽의 현재 수준으로 탄소를 방출해낸다면 지구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는 대기과학의 기초적인 원리만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의 년간 3%의 증가추세로 탄소방출량이 증가하여 수십년 내에 160억톤에 이르게되면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축적은 산업화 이전 수준의 3배가량(기상학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인류최후의 날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정도)에 달할 것이다.

지금의 증가추세가 지속된다면 년간 탄소방출량은 2010년에 현재 수준의 2배, 2025년까지는 3배에 이르게 될 것이다. 탄소방출량의 증가율 추정치와, 대기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인간생존에 관련되는 탄소방출량 한계치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1989년 3월 헤이그에서 열린 환경 정상회의와 같은 해 7월 파리에서 열린 경제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탄소방출량의 감소 필요성에 동의했으나 아무도 이로 인해 야기될 중차대한 공평의 원칙문제과는 씨름하려 들지 않았다. 부유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미국이 어느 정도의 부담을 져야 되는가? 화석연료 소비는 적은 편이지만 세계의 수위를 달리는 자본축적국인 일본의 경우는 어떠해야 되는가?

개발도상국의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시켜야 될 것인가, 아니면 벌목된 삼림의 복구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에너지 소비를 수반하는 경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소련의 경우는 어떠한가? 세계 인구의 증가 그리고 이에 따른 에너지, 토지, 기타 자원의 요구량 증가도 역시 탄소방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케냐,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는 년간 3%의 탄소방출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인구증가를 감안해 볼 때 국민 1인당 탄소방출량은 안정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에는 인구증가를 성공적으로 억제시킴으로써 보다 쉽게 방출량을 줄일 수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3세계 인구성장률이 현저히 줄어들지 않는다면 지구의 탄소 방출량 감소노력은 공정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루기 어렵다. 글쓴이:크리스토퍼 플래빈(Christopher Fla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