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 벌

이번 여름 방학 동안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많을 거예요. 그 가운데는 바닷가로 피서를 간 친구들도 많을 텐데, 동해안을 갔다온 친구들과 서해안을 갔다 온 친구들이 서로 두 곳의 차이점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이번 주에는 우리 나라 서해안의 보물인 갯벌에 대해 알아 봅시다.

갯벌이란 말 그대로 바닷가에 있는(갯) 넓은 벌판(벌)이지요. 영어로 말하면 'Tidal Flat'라고 하는데, 이것은 밀물과 썰물(조수)에 의해 만들어진 평평한 땅이라는 뜻이므로 갯벌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 수 있는 이름이지요.

그럼, 이해하기 쉽게 동해안과 서해안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서 갯벌에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해요.

왜 동해안에는 없고 서해안에 특히 많을까?

우선 동해안의 백사장은 굵은 모래가 많은 반면 서해안의 갯벌은 아주 가늘고 고운 진흙으로 되어 있지요. 그리고 갯벌은 하루에 두 번씩 물 속에잠겼다가 밖으로 드러나는 현상이 아주 뚜렷하지요. 그럼, 왜 이런 차이가있는지 주위 환경을 둘러보면서 생각해 볼까요?

우선 동해안의 바다는 서해안보다 훨씬 깊어서 파도가 많습니다. 지도를펼쳐 놓고 보면 서해안은 중국과 우리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좁은 바다이고 특히 해안선이 아주 꼬불꼬불 복잡합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작용해서 일차적으로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 즉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의 높이 차이가 무려 10 m나 되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이렇게 심한 조류(밀물과 썰물의 흐름)가 하루 두 번의 밀물과 썰물 때에 맞추어 네 번씩 왔다갔다하면서 고운 흙들을 오랫동안 쌓고 또 쌓아서 현재의갯벌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해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아주 귀중한 자연의 보고로서, 보전해야 할 가치가 매우 큽니다.

주기적으로 공기에 노출되면서 오랫동안 쌓인 갯벌의 진흙 속에는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자랄 수 있습니다. 갯벌에서 조개, 낙지 같은 해산물을 캐내는 인간의 입장에서도 갯벌의 단위 면적당 생산력이 농토의 약 10 배에 달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갯벌이 쓸모 없는 땅으로 인식되어, 간척 사업을 통해 농지로 만들어 버리거나 환경 오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등보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최근 들어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람들이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갯벌의 중요한 기능들을 밝혀 내고 있습니다. 갯벌은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오염물질을 중간에서 정화하여 바다 환경 오염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갯벌은 태풍이나 해일이 발생할 때 이를 일차적으로 감소시키는 방파제 역할을 하여 해안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특히 우리 나라 서해안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세계적으로 그 생태학적 중요성을 인정받고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갯벌은 어린이 여러분들이 올 여름에 그 곳에서 즐겁게 놀았듯이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소중한 곳이기도 하지요.

해와 달이 만드는 밀물과 썰물

갯벌을 만드는 원동력인 밀물과 썰물은 해와 달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만유인력)과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기는 원심력이 합해져서 지구의 바닷물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해수면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현상입니다. 지구와 태양 그리고 달이 일직선에 놓이는 보름과 그믐 직후에는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조차)가 가장 큰 사리(대조ㆍ大潮)가 나타나고, 반대로 태양과 달이 지구에 대해 직각으로 놓이는 반달 직후에는, 조차가 적은 조금(소조ㆍ小潮)이 나타납니다. 태양과 달의 인력뿐만 아니라 지구의 자전 원심력이작용하기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약 12 시간 25 분 간격으로 일어납니다.

우리 나라 서해안과 같이 밀물과 썰물 현상이 아주 심한 곳에서는 그 조류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조력 발전이 무공해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와 달 그리고 바다 등 이 모든 자연은 우리에게는 그냥 주어지는 것들같지만, 그 소중함을 알고 보전에 힘쓰지 않으면 그 혜택을 영원히 누릴수는 없을 것입니다./김해보ㆍ한국과학문화재단 연구원



소년한국일보 2002-08-06 15: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