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환경파괴, 우리가 당한다



인도네시아의 몇몇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는 인도네시아는 물론 말레이시아, 타이, 필리핀 등 주변국 국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북서 기류를 타고 퍼진 연무가 이들에게 만Sung기관지염, 폐기종, 뇌혈관 질병 등을 유발시켜 말레이시아에서도 1명이 죽고 1만5천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무로 햇빛이 차단돼 기온이 내려가고 식물이 자라지 못해 식량난이 닥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피해, 남의 일 아니다
이번 산불은 열대림의 건조기인 6∼11월이면 반복되는 화전개발과 엘니뇨에 의한 심각한 가뭄이라는 기후 조건이 어울리면서 확산됐다. 하지만 이 속에는 오늘날 지구촌의 현실이 그대로 얽혀 있다. 열대림은 각종 미생물이 풍부하고 일년 내내 식물이 생장할 수 있어 개발업자들이 항상 탐내는 곳이다. 인도네시아의 산불도 화전을 일궈 고무나무, 커피나무 등을 심어 선진국에 수출하거나 소를 키워 햄버거용 소고기를 수출하여 소득을 올리려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졌다. 산불의 본질은 선진국 국민들의 소비욕구와 후진국 국민들의 경제적 소득증대 욕구가 맞물린 인재라는 것이다. 때문에 그 피해 또한 인도네시아를 넘어 이웃 여러 나라에 광범하게 확산 되고 있다. 인간의 물질적인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자연자원을 무차별하게 훼손하고 파괴된 자연은 인간에게 보복을 가해 그 피해가 지구촌에서 곳 곳에 미치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의 환경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말레이시아나 타이의 피해 사례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우리도 주변국의 자연파괴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피해이다. 최근 한 민간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대기오염물질에 의해 우리가 받고 있는 피해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국은 78년 이후 연간 9%, 91년 이후 11% 이상의 경제성장을 계속해 왔다. 이런 고속성장을 뒷받침하는 에너지원인 석탄으로 인해 지난 95년 8 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 수백만t의 아황산가스를 방출했다. 중국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2010년 러시아, 2020년은 미국을 능가하여 세계 1위의 오염자가 될 전망이다. 95년 현재 중국에서 운행중인 승용차는 1백80만대로 6백70명당 1대꼴이다. 하지만 2010년에는 4천만대, 2050년에는 4억∼5 억대의 승용차가 중국땅을 굴러다닐 예정이라니 이때 중국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량은 가히 천문학적일 것이다.

문제는 중국에서 발생되는 이런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산성비를 내리게 한다는 데 있다. 그 피해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95년 강화도 지역 산림토양의 산도를 측정한 결과 주변에 공업단지가 없는데도 평균 pH 4.16을 기록했다. 이미 토양산성화가 급진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넘어온 오염물질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최근 연구관찰에서 서울 남산, 가평 청계산, 평창 발왕산 지역에서 자라는 높이 20m 크기의 신갈나무 윗부분의 어린가지가 말라죽고 여름에도 잎이 달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산림쇠퇴현상의 명백한 징후인 이런 모습은 지난 80년대 유럽 지역의 너도밤나무 숲에서 발생된 모습과 동일해 주변국의 대기오염 결과 발생한 산성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96년 중국 국립해양청은 중국 해안 섬의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오는 205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광저우 등 50개 도시가 물에 잠기고 7천6백만명의 주민이 이주해야 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중국 국내에 끼치는 피해의 심각성을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이웃나라인 중국의 해수면 상승이 곧 우리 서해안 갯벌과 해안 지대에 위치한 공업단지의 수몰로 이어지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미 확인되고 있는 산성비와 공해물질에 의한 피해뿐 아니라 이제 해수면 상승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인도네시아의 산불로 인한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의 피해는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제 중국의 경제발전과 환경 파괴로 증가되는 대기오염물질 피해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두운 현실이다. 중국에 의한 환경재앙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피해실태에 대한 기초조사마저 외면하고 있다. 단지 이런 환경재앙이 인도네시아 산불과 연무 피해처럼 눈에 띄는 모습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을 뿐…
우리의 현실은 오히려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하고 환경보호에 필요한 비용 지불을 피해 각종 공해산업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그러진 모습이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을 수입해 마구 써댄다. 결국 우리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발생량 증가에 한몫하고 결국 그 오염물질은 우리 국토로 날아들어 연간 1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대책없이 오염물질 증가를 방치한다면 중국은 물론 우리 국토의 자연생태계도 계속 쇠퇴할 것이다.

지구촌 한 지역에서 발생되는 환경재앙은 지구촌 전체 인간생활에서 비롯되고 그 피해 또한 모든 인류에 미친다. 이번 인도네시아 산불은 바로 우리에게 그런 교훈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