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어머니의 품이다


















2007년 08월 22일 강원일보

 숲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왜 싸우는가?

 이것은 물음인 동시에 대답이다.

 숲이 사라진 곳에는 인간의 미움과 증오가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광활한 초원을 달리는 지금 21세기는 어떤가?

 지금 우리는 문명의 힘을 너무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온갖 생명붙이의 삶의 터전 위에 문명이란 거대한 궁전을 쌓아 올렸다.

 그럴수록 숲은 줄어들어 우리의 곁에 있었던 숱한 종(種)이 소리 없이 쓰려져 갔다.

 지난 세기 지구는 인간에 의해 인간을 도와 좋고 약한 것들에게는 거대한 무덤이 아니었는지 해마다 기후변화는 최고 최다 최저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현실 앞에 자연은 갈수록 사나워지고 있다. 그것은 자연을 인간이 너무 학대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능이 발달할수록 육체적으로 더욱 더 나약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인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칠어지는 자연 속에서 보조기구 없이는 살아가기가 힘들어 졌기에 더 편한 것을 만들어 낸다. 냉난방 장치는 자연을 위협하고 놀란 자연은 다시 인간을 할퀴는 것이 아닌가.

 자연과 인간의 불화는 환경 대재앙을 불러 온실 효과에 의한 기온상승 열대 우림과 숲을 파헤쳐 일어나는 엄청난 생태계 파괴, 또한 방사성 페기물이나 생활 쓰레기에 오염된 물과 흙 화학물질의 대량 살포로 일어나는 오존층파괴 환경호르몬의 남용으로 벌어지는 성의 교란 등은 모두 인간만이 잘살겠다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숲은 어머니의 품, 어머니의 품은 모든 인간(人間)을 키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는 어머니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자연과 인간을 살리는 어머니 품과 같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마 나무일 것이다. 세상을 푸르게 하며 순화시켰다고 본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을 지켜냄으로써 고도 경제성장과 생명과 생태계의 순환 문화적인 경제성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에게 눈 흘기는 나무는 보지 못했고 자기 혼자서 크고 사람이 베면 넘어진다.

 오만가지 나무들이 모여 이룬 숲에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해와 달, 별을 품고 하늘이 내려온다.

 울창한 숲속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나무들이 하늘을 이고 잎들의 속삭임은 요정들의 노래 같고 드문드문 초록색 지붕을 뚫고 쏟아지는 햇살은 신의 계시와도 같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구름이 흐르는 하늘에는 음이온이 함께하는 푸른 바람이 분다.

 또한 조엽수림(照葉樹林)을 하므로 자연생태계에 대한 경이로움과 외경(畏敬)함을 느끼는 문명사회의 미래상도 구상할 수 있다.

 인간은 보지는 못하지만 나무의 뿌리는 저 깊은 땅속으로 뻗어가 물을 퍼올리고 있을 것이다.

 숲에는 인간이 범접하지 못하는 어떤 위엄이 있고 나름대로 질서가 있다.

 지하, 지상 천상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나무는 저 깊숙한 과거(過去)의 심연으로부터 현재(現在)를 거쳐 영원으로 뻗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의 압축기인 숲은 온갖 잎과 열매는 생명의 원천이다. 그래서 숲은 어머니의 경배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숲은 담뱃불에 타들어갔고 개발의 논리에 밀려 잘려 나가 사람들의 톱질은 인간 심성마저 잘라 내었다. 우리는 2002년 천년의 수해 태풍을 경험 하지 않았는가?

 이제 우리는 숲을 가꾸고 자연의 순리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숲과 함께 인간에게 준 아름다운 축복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심기섭 수필가·전 강릉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