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지루한 장마철


















어떤 기후학자는 동남아시아의 기후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외에 장마기를 따로 두어 다섯 계절로 분류하기도 한다. 원래 장마라는 것은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는 볼 수 없고, 동남아시아와 극동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현상으로, 장마가 이들 지방의 생활과 풍습은 물론 정치와 경제에까지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장마기를 한 계절로 구분함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언젠가 인도의 한 재무장관은 "인도의 경제는 몬순 갬블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즉, 몬순이라는 우기에 의해 농산물 수확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토로한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제도 장마의 길고 짧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장마는 어떻게 발생할까? 장마란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의 만남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즉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전선이 우리나라 부근에 위치하면서 장마는 시작되는 것이다. 이 전선대는 두 공기 덩어리의 힘이 엇비슷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한반도 부근에서 계속 머무르게 되고 이 전선대를 따라서 기압골이 계속 이동해 옴에 따라 비가 오고 흐린 날씨가 약 한달동안 계속되게 된다. 바로 이 현상이 장마인 것이다.

대개 5월부터 7월 사이에 걸쳐 이루어지는 동남아시아의 우기를 인도나 타이, 베트남 등지에서는 '몬순'이라 부르고, 중국에서는 '메이유', 일본에서는 '쯔유'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장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같은 우기라도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다분히 '스퀄(sqall : 열대 지방의 소나기성 강우로 보통 오후 한때 내린다.)'의 양상을 띠기 때문에 타는 듯한 더위에 없어서는 안 될 청량제이지만, 극동 지방의 장마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강우 형태라서 그저 지루하고 답답할 뿐 아니라 피해 또한 크다. 따라서 장마철은 모든 활동이 일년 중 가장 침체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