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강원도 인제도 산성비 피해


















지난 10월2일 기상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는 그 심각성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9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강화 양평 홍천 소백산 울릉도 등 전국 8개 지역의 월별 강수를 분석한 이 자료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내리는 비의 연중 수소이온농도(PH)가 4∼5(PH5.6 이하는 산성비)로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뿐 아니라 오염원이 전혀 없는 강원도 인제의 경우 올들어 5개월째, 울릉도에서는 4개월째 산성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청정지대인 이들 도서 산간지역에서까지 이렇게 산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중국에서 이동해온 아황산가스 등 오염물질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이상 중국의 오염물질로부터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지난 9월23일 LG경제연구원 환경연구실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연간 피해액이 최고 1조2천2백억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한중대기과학연구센터는 연간 5백50만t∼9백50만t의 황사가 중국으로 부터 유입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 황사에는 기준치를 초과한 크롬, 납 등 중금속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오염물질의 월경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6천7백여개의 공장이 가동중인 대규모 화학단지로 등장한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비롯해 장쑤(江蘇)성, 랴오닝(遼寧)성 등 대부분의 공업지역이 우리나라 대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북지역에 밀집돼 있고 이 곳에서 중국 전체 대기오염물질의 65%가 배출되고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동북아지역의 대기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오성규 간사는 특히 아황산가스의 심각성을 제기한다. 그는 “에너지의 75%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아시아지역 전체 아황산 배출량의 80%를 뿜어낸다”며 “편서풍을 타고 넘어온 이들 공해 물질이 우리의 토양과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산성비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시립대학교 이 경재 교수(환경생태학 회장)팀이 지난 95년 2월 서울 인천 양평 홍천 용평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자라는 소나무 전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등 침엽수 잎을 분석한 결과 왁스층이 이미 심각하게 파괴된 사실을 밝혀졌다. 이 교수는 또 “최근 서울 남산과 가평 청계산, 평창 발왕산 지역에서 자라는 높이 20m 크기의 신갈나무 윗부분의 어린 가지들이 말라죽은 산림쇠태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징후들은 80년대 유럽지 역의 너도밤나무 숲에서 발생한 모습과 동일해 중국의 오염물질에 의해 발생한 산성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