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18, 19세기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문명의 전환점을 낳았다. 자본주의를 낳고 물질만능주의를 낳았다. 그 결과 과도한 공해물질이 공중과 땅, 바다를 오염시켰다. 한편으론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밀림이 절단되었다. 여기저기에 거대한 댐이 축조되고 자연하천은 인공하천으로 조작되었다. 광대한 갯벌과 산들이 매립되고 쓰러져갔다. 지구는 자정능력을 상실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오늘에 이르러선 고산의 만년설과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해수의 유통을 정체시켜 급기야는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수많은 자연재해를 낳게 한 원인이 되었다. 그 결과 1988년 11월 유엔 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의 주관 하에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회(IPCC)가 설립되었다.

거대하고 지나친 욕망의 총 합 만큼 업보를 되돌려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인류이다. 한정된 삶의 터전, 한정된 자원은 인간의 삶에 지나친 욕심을 삼가라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고를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인명・재산・자연훼손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다. 그 결과 1992년 5월 리우협약이 채택되고 94년 3월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었다.

협약발효의 목적은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 등의 농도를 인위적 간섭을 받지 않는 수준으로 안정화 하는데 있다. 그러나 국가간 협상과정에서 국가이익을 우선하는 국가주의적 아집과, 차별화된 국가간의 부, 전혀 다른 환경 등의 요인으로 협약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좀더 정리되고 강력한 의정서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교토의정서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24개국과 동구권 11개국을 부속서 1국가로 규정하여 2008년부터 2013년까지 1990년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량보다 -5%의 감축을 의무화 하고 있다. 부속서 1국가는 산업혁명당시부터 석탄과 석유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신흥개도국보다 많기 때문에 조기에 감축의무를 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부속서 1국가에서 제외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 하니 그에 따른 국제적 압력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국가산업의 구조와 틀을 지속가능한 개발체제로 전환해가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고 의무규정에 의해 제출된 제2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향후 우리나라가 기후변화협약의 실행당사국이 되었을 때 중요하고 핵심적인 항목이 될 수 있는 연안습지의 실태와 보호 증진 등에 관한 조사연구 자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이 점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는 대한민국정부를 심히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기후변화협약 2조1의(a)(ⅱ)항의 규정(-온실가스 흡수원의 보호와 증진-) 기후변화협약의 특별의무사항 (-온실가스 저감 및 흡수원 보호를 위한 국가정책채택과 구체적 조치의 추진의무-) 기후변화협약 (제4조 제8항 및 제9항), 저지대연안 보유국가는 특별고려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는 관계항목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국가보고서에 대한민국 국토의 3%를 점하는 2800km²의 갯벌에 대한 조사와 기능에 대한 아무런 통계도 나와 있지 않다.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갯벌은 우리국토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오염원을 정화하는 기능 뿐만 아니라 인근국가에서 해류를 타고 밀려오는 오염원을 자정하고, 생물종다양성을 보전・양성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산소를 발생시키는 지구의 콩팥과 같은 곳이라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능이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연적 장점을 “제2차 대한미국 국가보고서”에 누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갯벌의 보호와 보전을 강화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매립,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개발 형태는 지속가능성을 단절하고 자정능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기후변화협약에 올바르게 대응하여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고 갯벌의 지속가능성과 생태적 건강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는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세계적 보편성 위에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는 바른 자세의 일환이 될 것이다.
 
 200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