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원전도 맥못춘다  



















2007/5/22

가이아 이론을 만든 생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원자력을 세계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만이 기후변화가 문명을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원자력 발전소마저 가동이 어려워지고, 원전에서 나온 냉각수가 다시금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면?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원자력 발전이 다시금 각광받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 자체가 수자원 고갈과 수온 상승을 야기해 막대한 냉각수를 소비하는 원자력 발전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모든 원자력 발전소는 발전기를 돌리고 난 수증기를 식히기 위해 인근 강이나 바다에서 끌어온 냉각수를 필요로 한다. 냉각수가 부족할 경우 전기 생산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전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냉각수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전력의 80%를 원자력으로 얻는 프랑스의 경우, 냉각수가 프랑스 전체 담수 사용량의 55%인 190억㎥로, 농업용수(14%)와 음용수(19%)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

냉각수는 방사능을 띠지 않지만, 원자로를 거치며 3분의 1정도가 증발하고, 온도도 14℃가량 올라가 생태계를 교란한다. 이에 선진국들은 냉각수의 최대 배출량과 온도 상승선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 시대의 원전 가동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사상 최악의 더위를 기록한 2003년 여름 프랑스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17곳이 냉각수 부족으로 정지하다시피 했다. 독일과 스페인, 미국에서도 여름철 원전의 단축 가동이 연례화됐고,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원전 냉각수 문제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프랑스 반핵 시민단체 ‘핵에서 빠져나오기’ (Sortir du Nucleaire)의 스테판 롬무 대변인은 “원자력 발전은 이미 수온 상승과 수분 증발을 야기하며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식물과 어류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자력 발전소 신설에 앞장서는 인도와 중국은 새 원전의 입지로 냉각수 조달이 용이한 해안가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내륙 지방으로 송전시 막대한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해안가 주민들의 저항과 해안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도 대두돼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