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집중호우, 왜?  


















주말과 휴일 중부지방에 최고 500㎜까지 쏟아진 장대비는 장마전선과 태풍이 만나 발생한 우연인가? 기상전문가들은 “근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확장돼 우리나라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져 집중호우는 연례 행사로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름철 집중호우 주연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번 큰비는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정체된 상태에서 소멸한 태풍의 수증기가 유입돼 생긴 사건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태풍은 ‘조연’에 불과할 뿐 집중호우의 주연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맡고 있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북태평양에 머물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근래에는 서쪽으로 발달해 우리나라까지 세력을 확장해 오고 있다.(그림 참조) 우리나라는 확장된 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는 빈도가 그만큼 높아졌다. 고기압은 바람이 시계방향으로 불어나간다. 고기압 가장자리에는 남서풍이 분다. 이 남서풍이 서해를 타고 불어와 우리나라에 집중호우의 연료인 많은 양의 수증기를 날라다 준다. 서해가 더워져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는 여름철에 강수량이 증가하고 집중호우가 자주 나타날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실제로 7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여름철 집중호우는 점점 늘고 있다. 연간 강수량은 20년대에 비해 현재 100㎜ 가량 늘었지만 강수 일수는 오히려 100일 정도가 줄었다. 하루에 쏟아지는 비의 양이 그만큼 늘어났다. 여기에 장마 뒤인 8월에도 장마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비가 오는 새로운 경향이 생겼다. 이는 중국 화남지방도 마찬가지여서, 양쯔강 유역도 최근 여름철 풍수해가 잦아지고 있다. 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확장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로 진단했다.

중부지방은 태풍 후폭풍의 희생양=이번 장대비는 장마전선과 태풍이 빚어낸 합작품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주말께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이 수그러들면서 북쪽으로 밀려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서서히 남쪽으로 내려와 서울·경기·강원 지역에 정체됐다. 여기에 ‘불’을 지른 것은 태풍 ‘빌리스’다. 태풍이 15일 중국 화남지방으로 상륙해 소멸하면서 남긴 많은 양의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남서풍을 타고 두 기단 사이의 장마전선에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비구름이 만들어졌다. 특히 이 수증기는 500~1000m의 중산야 지대가 40% 이상인 강원도 산악지역을 미끌어져 올라가면서 온도가 떨어져 두께 12㎞ 이상의 비구름대가 발달해 장대비를 쏟아냈다.

출처 : 한겨레 200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