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보다 이른 봄 서울은 열섬  


















2006/6/22

서울의 지표면온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는 지도. 섭씨 26도 이상을 나타내는 붉은 면적이 1987년 5월과 비교해 2003년 5월에 크게 늘어났다. /기상연구소 제공  

‘서울의 봄’은 남쪽에서 오지 않는다.

도시열섬 현상으로 달궈진 서울의 봄이 남부지역보다 더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21일 공개한 장기생태연구 중간조사 결과, 서울 남산의 진달래는 올해 4월7일에 개화했다. 충북 제천 월악산(4월20일) 진달래보다 보름 정도 먼저 꽃을 피운 것이다. 강원 인제군 점봉산의 개화시기는 이보다 한달 가까이 늦은 5월5일이었다.

꽃이 일찍 핀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못 된다. 생태계에 이상이 생겼거나,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창섭 교수(서울여대)는 “서울의 열섬은 외곽지역과 5도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이는 서울의 기후가 위도상 5도 아래의 아열대지역과 맞먹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이남의 따뜻한 지역에서만 자라던 대나무종이 도심지역에서도 자라고, 장미가 상록수화되는 등 변화가 발견되고 있다. 기온이 일찍 올라가면서 토양에서 수분증발이 가속화돼 봄가뭄이 심화되는 것으로 학계는 본다.

문제는 비단 서울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울의 ‘외곽 허파’인 수도권도 피해를 본다. 녹지에서 만들어진 찬 공기가 서울의 더운 공기 아래로 파고들면서 서울에서 상승한 각종 오염물질 및 더운 공기가 수도권으로 흘러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오염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교수는 “이 때문에 남산뿐만 아니라 수도권 외곽의 산들에서도 생태계 교란이 발견되고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른 개화현상뿐 아니라 춥지 않은 겨울 역시 생태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우려돼 향후 자세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김연희 연구사는 “서울의 열섬현상은 국내 다른 대도시보다 비교적 심하며, 특히 용산구·동대문구 등지에서 두드러진다”면서 “서울은 외국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열섬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남북에 배치된 산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 때문에 그나마 완화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섬’은 자동차배기가스, 냉난방시설 등으로 대기오염이 가중되면서 축적된 도시의 인공열로 교외지역보다 기온이 높은 현상을 말한다. 더운 공기층이 도시 대기를 낮게 감싸면서 열과 오염의 집중이 가속화된다. 해법으로 녹지와 인공하천 조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