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비행기



















   휴가철 비행기 여행을 비극 속에 빠뜨린 파괴적 하향풍

 부조종사인 도널드 A. 피어스가 3발 엔진의 보잉 727기를 뉴올리언스 국제공항 10번 활주로에서 이륙시키자 케니스 L. 맥컬러스가  고도 상승 하고 지시했다. 피어스는  준비 완료 라고 대답했다. 이때가 1982년 7월 9일 오후 4시 10분경. 주말에 마이애미에서 라스베이거스와 샌디에이고로 가는 노름꾼들을 주로 태우고 다니는 팬암항공 759편은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외견상 아무 사고없이 이륙했다. 이륙 휴, 수 초 동안은 비행 상태가 안정된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8000갤런의 인화성 높은 연료를 급유한 이 105톤짜리 여객기가 기수를 떨어뜨리며 밑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기수를 올려.  맥컬러스기장은 부조종사를 재촉했다.  비행기가 떨어지고 있단 말이야, 돈. 빨리 기수를 올려!  나중에 이 비운의 비행기 꼬리부분에서 회수된 운항 기록테이프에는 이말이 마지막 말로 녹음돼 있었다.

 비행기는 고도 45m 이상 날아 보지도 못하고, 활주로를 이륙해서 800m도 채 안되는 지점에서 커다란 나무의 꼭대기를 스치고 지나갔다.

목격자들은 마치 조종사들이 뉴올리언스의 교외 지역인 케너를 피해, 근처에 있는 폰처트레인 호수에 불시착하기 위해 북쪽으로 선회하려는 것처럼 비행기의 왼쪽 날개가 땅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조종사들은 실패했다. 759편 비행기는 나무꼭대기를 스친 지 몇초 후, 송전선 하나를 두 동강 내버리고, 더 왼쪽으로 기우뚱해졌다.

 이어 비행기는 케너 시가지 가운데 네 걔의 블록을 밀어부치며 박살냈다. 주택 13채가 파괴되고 무서운 불덩이들과 비행기의 잔해 조각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불타는 벽 같은 것이 거리를 가로지르고 있었어요. 꼭 지옥 속에 떨어진 줄 알았어요.  한 케너 시민이 회상했다.

 이제 비행기라 할 수 없이 파괴된 759편기가 정지했을 땐 이미 8명의 승무원 전원, 그리고 임신 7개월째인 한 여자를 포함한 138명의 탑승객 전원과 8명의 케너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앰뷸런스와 소방관들, 구조대원들이 아직도 화염에 휩싸여 있는 잔해 주위에 속속 모여드는 가운데, 이 아비규환과 절망 사이로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이 비치기도 했다. 트라헌의 집은 비행기가 덮친 길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제는 한 줌의 쓰레기 더미가 되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의 아내와 네살 된 딸은 죽었다. 그들의 시체는 멀리 튕겨 나가 처참하게 널려 있었다. 그러나 두 시간 후, 부서진 그 집의 잔해를 발굴하던 어느 보안관 조수는 매트리스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 밑에는 생후 16개월된 멜리사 트라헌이 누워 있었다. 이 아기는 분명 살아 있었고, 작은 발바닥의 화상을 빼놓고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다른 직역에서는 끔찍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사기를 북돋아 주는 기적적인 구조 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사흘간에 걸친 작업 끝에 구조 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사흘간에 걸친 작업 끝에 구조대원들은 모두 316개의 플라스틱 가방에 새까맣게 탄 시체들과 시신 조각들을 수습했다. 수색대원들은 사고 파편이 가득찬 한 수영장에서 18개의 팔을 찾아냈다. 한여름의 폭염 속에서 사고 현장 주위에는 메스꺼운 악취가 떠나지 않았다. 구름같이 몰려드는 파리떼 때문에 소독약을 뿌리느라 정리작업이 세 차례나 중단됐다. 식별 가능한 모든 시체와 사물, 기체의 파편을 전부 수습하고 치우는 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그뒤 시 당국은 이 참사가 남긴 외형적 상처를 가능한 한 신속히 지우기 위해 참사 현장을 고의로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석회로 덮은 뒤, 135그루의 수목을 심었다.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사를 가름한 아슬아슬한 운명의 장난이 많이 밝혀졌다. 도널드 E. 피츠제럴드는 자기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친척 7명을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탑승시키기 위해 차를 몰고 뉴올리언스 공항으로 갔다. 그도 물론 동행키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집에 남기로 생각을 바꿨다. 그의 할머니와 6명의 친척들이 759편에 탑승하는 순간, 피츠제랄드는 운좋은 사람이라는 자기의 오래된 별명에 걸맞게 홀로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두 자매가 자기들의 세 자녀를 데리고 플로리다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러 왔다가, 남동생이 샌디에이고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차로 대륙을 횡단하여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렌트카를 빌려 출발했다. 루이지애나에서 차가 고장났는데, 마침 집안끼리 아는 한 친구가 고맙게도 자기 신용카드를 빌려주어 자매는 759편 항공기의 좌석을 예약할 수 있었다. 몇 시간 후, 그 친구는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샌디에이고의 집에 전화를 걸어, 이미 자식 하나를 잃은 이 가족에게 훨씬 더 나쁜 소식을 전해야 했다.

 케너시에 사는 테드 윔즈는 학교 갈 나이가 된 두 아들과 함께 좀 이른 듯한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탁에 앉았다. 그러나 곧 집에 빵과 우유가 떨어진 사실을 알고 근처의 슈퍼마켓에 갔다 오겠다고 말하자 아들들이 함께 가겠다며 따라 나섰다. 쇼핑을 마친 아버지와 아들들은 그냥 집에 오려다가, 빗줄기가 좀 가라 앉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자기네 집이 박살나고 있을 때 그들은 아직도 슈퍼마켓 입구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팬암항공 759편의 비극은 그때까지는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피해가 컸던 비행기 참사였다. (나중에는 3위로 내려갔다.) 또한 이 사건은 가장 많은 수수께끼를 남긴 재앙 중 하나였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수 개월 동안 조사했다. 1983년 3월 21일, 드디어 전국 수송안전협회는 이륙한 비행기가 초기의 상승 단계를 유지하는 짧은 시간 동안, 미세폭풍을 유발하는 일종의 윈드쉬어(바람 방향의 직각으로 작용하는 강한 수직풍 또는 수평풍)를 만났고, 이 하강기류 때문에 항공기의 상승에 필요한 전방의 맞바람이 감소한 것이 이번 참사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바꿔 말하면, 759편기는 바람의 속도와 방향이 갑자기 변하는 현상, 즉 기상학자들이  윈드쉬어 라고 부르는 현상 때문에 추락했다는 얘기다. 예측도 포착도 어려운 이 윈드쉬어 현상은 비행기 날개의 위쪽과 주변을 감싸고 있는 공기의 정상적인 흐름을 불과 수초 안에 교란시킬 수 있다. (비행기가 공중에 떠오르고, 또 뜬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상승력 은 바로 이 공기의 흐름이 만든다.) 한창 비행중인 항공기라면 이 윈드쉬어를 만나도 기껏해야 기체의 가벼운 요동을 겪을 뿐이다. 설사 비행 중에 고도를 잃기 시작하더라도 조종사들은 통상적으로 기체를 급강하시켜 속력을 붙임으로써, 비행기에 대한 통제 능력을 회복한다. 그러나 이륙이나 착륙 같은 절대절명의 순간에 윈드쉬어를 만나면 치명적 결과를 빚을 수 있다.

 759편기를 추락시킨 윈드쉬어는 특히 위험한 종류였다. 미세폭풍이란 땅에 부딪쳐 흩어지는 돌발적인 하강기류를 말한다. 낮은 고도로 날아가고 있는 비행기가 미세폭풍을 만나게 되면 우선 기체의 상승력을 높여 주는 강력한 맞바람을 경험하게 되며 뒤이어 강력한 뒷바람에 부딪치게 된다. 뒷바람은 비행기를 끌어 내릴 수도 있다.

 미세폭풍은 흔히 뇌우와 관계가 있다. 운명적인 7월의 그날 오후, 뉴올리언스에서는 휘몰아치는 빗줄기와 시속 32km의 돌풍 사이를 뚫고 번개가 치고 있었다. 공항 상공 위에는 비구름 기둥이 하늘 높이 1만 미터까지 솟아 있었다. 조사관들이 재구성한 당시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추락 사고가 일어나기 약 7분 30초 전, 그러니까 팬암 항공기가 아직 10번 활주로를 향해 서서히 굴러가고 있던 시간에 공항 관제탑은 동복 방면에서 저수준의 윈드쉬어가 포착됐음을 알리는 경보를 내렸던 것이다.

 그로부터 1분 후, 맥컬러스기장은 바람의 동태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고 관제탑으로부터 이런 회신을 받았다.  70도 상공에 시속 17노트의 돌풍, 23노트로 가속중. 전방향, 저수준의 윈드쉬어 경보 유효함. 현재 기후전선 유동적.  과거에 운항 포기 회수가 다소 많았던 맥컬러스기장의 경력을 감안할 때, 그는 승무원들과 운항 포기 절차를 검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외견상으로 운항을 연기할 아무런이유도 찾지 못했다. 여객기가 굉음을 내지르며 10번 활주로를 달려갈 때, 비는 더욱 세차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조종석 앞 와이퍼는 최고 속도로 움직였다. 승무원들은 아무런 위험도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뉴올리언스 대참사를 조사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행기를 이륙시킨 맥컬러스기장의 결정이 실수였다고 비난하지 않았다. 윈드쉬어는 보이지 않는 복병이고, 최상의 기상 관측 조건에서도 포착하기가 힘들다. 더구나 당시 뉴올리언스 공항의 관측 상황은 결코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활주로 주변에 설치돼 있던 5개의 풍향 관측기를 가지고 공항지역 전체를 정밀하게 감시하기란 무리였다. 설상가상으로 케너시 외곽의 늪지대 숲에 설치된 감지기는 또 다시 작동 중지의 상태에 있었다. 따라서 팬암항공의 승무원들로서는 이런 악조건들이 동시에 자기들을 상대로 공동전선을 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한편 이 비행기는 미세폭풍의 강타를 맞을 당시, 아직도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중이었고, 따라서 외부 공격에 더욱 취약한 상태였다.

미세폭풍은 매우 강력하긴 하지만 크기는 직경이 2해리가 안될 정도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만일 당시 비행기가 실제 위치보다 조금이라도 앞이나 뒤에 있었다면, 이 하향풍의 충격은 약화됐거나 아니면 전혀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 비행기가 스치고 지나간 나무 문제가 있다. 하향풍에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직후, 부조종사 피어스는 간신히 비행기의 하강을 잡고 기수를 다시 상승시켰지만 진로를 가로막고 있는 높이 16m의 거목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상승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사고 조사반원들에 따르면, 만일 미세폭풍의 세력이 25퍼센트 정도만 약했더라도 비행기는 나무들 위로 안전하게 미끄러져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759편기는 최악의 시간, 최악의 장소에 빠졌다.

 유올리언스 대참사를 계기로 다행스럽게도 윈드쉬어, 그리고 윈드쉬어의 위험과 공항의 탐지체제 전면 혁신 필요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추락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미국전역에 걸쳐 58개의 공항에  저수준 윈드쉬어 경보체제 가 정상적으로 가동중에 있었고, 설치 지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장비로는 대규모의 윈드쉬어만을 탐지할 수 있을 뿐, 이번에 759편기를 강타한 더 작고, 더 치명적인 미세폭풍을 탐지할 수 없었다. 이번 추락 사고의 결과로서 미국 연방항공국 관리들은  넥스레드 라는 훨씬 더 정교한 탐지체제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넥스레드(NEXRAD)는 차세대 레이더(next generation rader)를 의미한다. 넥스레드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개량형 레이더 장치는 미세폭풍을 탐지할 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항용으로 개조해야 하고 또 탐지된 정보가 신속하게 관제탑과 조종실에 전달될 수 있도록 자동화해야 한다.

 불행히도 이 레이더 체제의 복잡성과 비용 때문에 1987년에야 개발 작업이 착수되었는데, 이는 역시 윈드쉬어에 의해 추락하여 133명이사망한 델타 항공 소속 191편의 사고를 막기에는 너무 늦은 때였다. 이 사고는 1985년 8월 2일 문제의 여객기가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는 순간 발생했다. 한편, 개량형  저수준 윈드쉬어 경보체제 는 미국 전역의 100군데가 넘는 공항에 설치되었다. 또한 759편기의 추락사고에 따른 직접적 대응조치로서, 직업 조종사들이 훈련시 사용하는 비행 시뮬레이터(모의 조종장치)의 프로그램에 미세폭풍을 극복하는 능력과 요동치는 폭풍 한가운데를 실제로 비행하는 상황은 별개의 문제다. 이같이 가장 치명적이고 불가해한 위험을 정복하고 안전한 항공 여행을 보장하는 데에는 효율적 탐지력이 열쇠로 남아 있다.

    쾌속여객기 214편기의 추락

 이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일어난 항공기 참사 가운데 번개와 관계된 것은 없었다. 1963년 12월 8일 푸에르토 리코 산후앙발 팬암항공 쾌속여객기 214편기는 필라델피아 근처에서 착륙대기용 항로를 따라 비행하며 착륙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뇌우의 움직임이 있었다.

 오후 8시 58분, 필라델키아 진입관제실에 갑자기 메이데이 전파가 포착됐다.  여기는 쾌속여객기 214편기. 통제불능의 상태임. 우리는 떨어지고 있어요!  몇초 후, 이 팬암 비행기로부터 300m 상공에서 운항하던 내셔널 항공사 소속의 정기여객기가 관제실에 다음과 같이 송신했다.  쾌속여객기 214편기가 화염에 싸인 채 추락하고 있음.

 목격자들은 이 비행기가 폭발하여 메릴랜드주 엘크톤 부근에 추락하기 직전에 비행기 근처에서 벼락이 치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81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비행기들은 벼락을 대기중에 방전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에 사고원인이 번개인지 확실치 않았다. 그러나 철저한 조사 끝에 비행기 왼쪽 날개를 때린 번개와 이로 인한 예비연료탱크 속의 기화연료의 점화가 이번 추락사고의 잠정적 원인으로 결론지어졌다. 그후, 미국에서는 벼락과 관련된 항고기 사고가 4건 더 발생했다.

    치명적인 윈드쉬어 현상

 풍향과 풍속이 급격히 변화하는  윈드쉬어  현상은 뉴올리언스 부근에서 발생한 팬암항공사 759편기의 추락사건을 포함하여 그동안 발샹했던 주요 항공기 사고들의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많은 종류의 윈드쉬어 현상 중에서도 항공기에 가장 위험한 것이 미세폭풍이다. 이 강력한 하향풍은 크기가 비교적 자고(직경이 0.4--4km다), 수명도 짧다(2--10분). 그러나 일단 이것이 이륙이나 착륙 때 처럼 낮은 고도를 나는 비행기를 강타하면, 그 결과로서 비행기가 예상치 않게 곤두박질치게 되고 조종사는 고도를 회복할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부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미세폭풍은 대량의 공기가 급격하게 온도가 떨어질 때 발생하며, 통상적으로 심한 뇌우의 선봉에 형성된다. 미세폭풍은 주변의 대기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 엄청난 야의 찬 공기는 빠른 속도로 하강한다. 이 공기의 기둥은 땅에 부딪치는 순간, 마치 정원에서 호스를 딸바닥에 대고 물을 뿌릴 때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