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의존도 높은 아시아 큰 타격



















석유의 `항구적 위기'가 시작되면 각 지역의 명암은 크게 엇갈리게 된다.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중동은 다시 한번 `알라신의 축복'을 받게 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장량이 적으면서도 석유소비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아시아는 힘겹게 에너지 재앙과 맞서야 한다.

중동지역의 석유공급 독주를 견제하는 데 커다란 구실을 했던 북해 유전은 2000년께부터 증산 폭이 둔화돼 2010년께는 사실상 고갈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에 비해 전 세계 매장량의 65.2%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 지역은 앞으로 87.7년 동안 채굴할 수 있는 `무진장'한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다.

석유 공급가격 형성의 한 축을 담당했던 북해지역이 무너지면서 중동은 또다시 전Sung기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적인 만성적 석유 부족으로 인한 항구적인 위기에다 다시 석유공급의 주도권을 쥐게 된 중동의 정치적 경제적 변수가 맞물릴 경우 다음 세기 초 세계 석유가격은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마쓰다 다쓰오 세계에너지기구 석유담당 국장은 “아시아 지역이 `이중의 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라고 잘라 말한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 등은 `에너지 다이어트'를 하면 기본적인 수요는 상당기간 충당할 수 있는 독립적인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중남미 등으로 석유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고, 천연가스 등의 경쟁력 있는 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비해 아시아 지역은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으로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석유수요가 급증하는 등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있다. 세계 6대 산유국으로 꼽히는 중국도 내수 증가와 석유 생산 부진으로 이미 93년부터 석유수입국으로 전락했으며, 수입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는 2020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석유소비 증가율이 세계평균 1.9%의 2배를 웃도는 4.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96년 석유수요의 43.8%를 수입에 의존했던 이 지역은 2010년에는 71.4%, 2020년에는 85.5%를 역외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고 에너지기구는 전망한다.

문제는 아시아 지역의 역외수입이 늘어날수록 중동 의존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지역 석유시장에 대한 권위있는 분석기구인 팩츠는 98년 석유 수입의 76%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 2010년에는 89%로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발달시키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 갑작스럽게 `이중의 위기'에 직면할 경우 사회체제의 붕괴와 같은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수송수단의 마비 등으로 인한 경제공황과 의약품개발 중단, 빈부격차의 심화, 정치적 혼란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리 앞에 펼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