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굶어죽는데‥ 음식 남겨버려서야




















몇 년 전 여름, 충남 천안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냄새가 진동했고, 아파트와 길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엔 구더기가 들끓었다. 지독한 냄새와 침출수 때문에 매립장 주변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몇 년째 여름만 되면 음식물 쓰레기의 반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 발효처리장이 매립장 안에 세워져 가동된 뒤부터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되는 발효 퇴비는 천안 주변의 많은 축산농가에서 축분처리보조제로 사용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들어진 음식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하루 1만2천톤 가량이 매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연간 15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물 쓰레기는 대부분 매립되고, 일부가 소각됐다. 그러나 높은 수분 함량 때문에 매립은 침출수를, 소각은 맹독성 다이옥신 등의 각종 공해물질을 발생시킨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환경부에서는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는 것을 적극 추진해 왔고 재활용률도 이젠 50%를 넘어섰다. 내년부터는 음식물 쓰레기의 매립장 반입이 전면 금지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마다 대책을 준비해 왔지만 서로 눈치만 보다가 아직도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게다가 사업자들은 지자체에서 주는 t당 6만~9만원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비에만 눈독을 들여, 재활용한다고 음식물 쓰레기를 받아다가 해상투기를 하거나 밤에 몰래 묻어 버리는 등 불법을 저질러 왔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음식을 버리면 천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음식을 버리기는 커녕 쌀 한 톨 만드는 데 들어간 땀과 정성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입가에 말라붙은 딱딱한 밥 한 톨까지 버리지 못하고 떼어 먹었다. 그러나 식량이 풍부해지면서 이런 생각은 사라졌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1990년대 이후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와 영양실조로 거의 400만명의 인구가 줄었다고 한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동족인데 휴전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음식 쓰레기가 넘쳐 사회문제가 되고, 한쪽은 수백만명이 배고파 죽어가는 기막힌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에는 9억의 인구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으며, 날마다 수만명이 굶어 죽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면 어떻게 음식을 버릴 수 있을까?

이기영 호서대 교수 singr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