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



2005
태풍 카트리나와 리타가 미국 남부 해안지방을 강타한 사건을 계기로 기후 변화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음이 좀더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국의 사회주의 언론인이자 칼럼니스트 앤드류 스톤은 다른 세계를 건설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노동당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독창적 방법을 개발했다. 영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대기업들은 이를 위한 로비를 벌여 왔다. 이런 방식의 사소한 결점이라면 지구 멸망의 날이 좀더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할지 알기 위해 점을 칠 필요는 없다. 이미 일어난 피해를 엄밀하게 평가하기만 해도 된다.

20세기 동안 지표 온도가 0.6도 상승했다.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후란 매우 미묘한 것이다.

유엔환경계획 보고서를 보면, 사소해 보이는 기온 상승 때문에 기후 재난 피해자의 수가 1970년대 7억 4천만 명에서 1990년대 20억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 재난의 형태는 다양하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도 여기 속한다. 지난해 여름에 유럽에서 더위로 약 3만 5천 명이 죽은 것은 또 다른 사례다.

더워진 세계는 더 예측 불가능한 세계이기도 하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진 세계는 고장나서 미친 듯이 돌아가는 핀볼 기계처럼 우리 기후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 장기간의 기후 패턴이 파괴되면서 그런 기후 패턴에 따라 건설된 사회 체제도 혼란에 빠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 초원지대에서는 지난 30년 간 연평균 강우량이 4분의 1이나 줄었다. 거의 1천 년 동안 유목 생활을 해온 니제르의 투아렉 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정착지’를 건설할 수밖에 없었다.

장마철에 의존해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우리의 이 멋진 신세계가 엉뚱한 곳에 비를 뿌릴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한층 강력해진 엘니뇨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이 때문에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파괴적인 허리케인[태풍]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

또, 지구가 따뜻해지면 말라리아 같은 수인성 질병들이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설사처럼 이미 해마다 2백만여 명의 아이들을 죽게 만든 질병들이 더 많이 발병할 것이다.

이것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UN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만약 우리가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음 세기에는 평균 기온이 최고 5.8도나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2억 5천만여 년 전에도 온도가 6도나 오르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페름기 멸종’으로 알려진 이 시기 동안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종의 90∼95퍼센트가 멸종됐다.

그 때는 화산 폭발이 주요 원인이었다. 지금은 석유·석탄·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현대 산업이 범인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이루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 사회보다 3분의 1이나 더 짙을 뿐 아니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위험이 발견된 지 한 세대나 지났지만, 각국 정부는 여전히 지구와 생명의 미래보다는 단기적 이윤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은 1992년에야 마침내 뭔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5년 뒤인 1997년에 교토협약을 발표했고, 뭔가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7년 간의 실랑이 끝에 2004년에 러시아가 서명하면서 교토협약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교토협약은 공업국들이 201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퍼센트 낮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2050년까지 60∼70퍼센트를 감축해야 한다는 IPCC의 권고와 큰 차이가 있다. 그렇게 해야 2도 이상의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영국 정부는 “물론 그것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하지만 실용적이어야 합니다. 모두 원칙을 받아들였고, 그것이 출발점이 될 겁니다” 하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은 그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의원들은 입을 모아 교토협약을 비난해 왔다. 현재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보다 15퍼센트나 늘어났다.

하지만 다른 가맹국들도 별로 낫지 않다. 영국의 배출량은 증가하고 있고 유럽연합의 겨우 네 나라만이 원래의 조촐한 목표치에 다가서고 있을 뿐이다.

일본은 배출량을 6퍼센트 줄이기는커녕 11퍼센트나 증가했다. 인도는 50퍼센트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무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자본주의 때문이다. 너무 단순하다고? 그럼 얼마나 많은 산업이 현상 유지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따져 보자.

얼마나 많은 산업이 폐기물을 생산하면서도, 막상 이것들을 처리하기를 거부하는가? 이들은 싸기 때문에 석유를 이용하고, 시장을 찾아 상품을 지구 반 바퀴나 운송한다.

석유추출물로 만든 플라스틱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자동차·CD·컴퓨터를 고쳐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 보라. 이런 상황은 이윤보다 지구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정치인들이 무지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입증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자본주의적 생산이라는 러닝머신이며, 그들은 결코 여기서 내려오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강제해야 한다. 우리는 몇 가지 발본적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들이 실행되도록 하기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 나는 몇 가지 개인적 제안을 하려 한다.

● 먼저, 발전소를 다시 공공소유로 돌려야 한다. 보수당이 사유화한 이후 발전소는 엄청난 이윤을 남겼지만, 그들은 재앙을 가져오는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전기요금뿐 아니라 세금을 통해 그들을 돕고 있다.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금은 연간 2,350억 달러[한화 약 2,585조 원]나 된다. 풍력, 파력, 조력, 태양력을 이용한 재생 가능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연구비의 7퍼센트만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풍력 발전 잠재력은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높고 영국 해안 파력의 세기는 세계적으로 가장 강하다.

현재 영국의 전력 생산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3퍼센트에 불과하다. 국유화하면 현재 화석연료 산업이 통제하는 재원을 이용해서 재생 가능 에너지 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공공주택 건설에 투자해야 한다. 직장 근처에 적당한 집이 없어서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런던 시민들의 통근 시간은 거의 2시간에 육박한다.)

기존 공공주택이나 쓰지 않는 사유 주택을 개조해서 새로운 공공주택을 광범하게 보급하면 이 문제가 많이 해결될 것이다.
지금까지 핵발전을 위해 쓰인 수십억 파운드(2002년까지 70억 파운드)면 태양집열판이나 가능한 경우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거나 단열처리를 할 수 있다.

에너지절약형 전구를 무상 공급하고 가정용 전기기구의 에너지 효율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일들로 수천 개의 숙련직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이것은 낭비적인 차량 여행을 줄이기 위해 학교·직장·주택 등을 제공하는 대규모 사회 계획의 일부가 될 것이다.

● 대중교통도 변화해야 한다. 화물운송을 기차나 수로로 되돌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대중교통 수단 ― 탐욕스러운 기업 경영자가 아니라 교통 노동자와 승객 들이 통제하는 ― 은 공해의 주범인 자동차에 대한 수요를 크게 줄일 것이다.

● 항공 여행을 줄여야 한다. 항공 여행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온실가스 배출 분야다. 그러나 교토협약은 이를 무시했다.

항공업은 60억 파운드에 달하는 감세 혜택을 받고 있는데, 우리 세금으로 이들을 보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항공 여행은 대부분 기업주들이 전 세계를 돌며 회의를 하기 위해 이용한다.

항공산업은 제트 연료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며 최대의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해야 한다. 이들의 이윤은 환경세 부과 대상이 돼야 한다.

● 대기업을 규제해야 한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에너지 이용을 위한 엄격한 목표를 요구해야 한다. 기업들이 폐기물에 대한 세금을 내게 해서 그들이 수리와 재활용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공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

농업에서는 화학비료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 화학비료는 산화질소를 만드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2백 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의 산림 파괴나 벌목 ― 온실가스의 20퍼센트를 유발하는 ― 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교역을 규제해야 한다.

이 제안들은 모두 노동당이 소중히 여기는 신자유주의 교의에 도전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영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적으로 골랐지만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반전운동의 국제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운동에 사람들을 연루시키는 것은 ‘어떻게 지금과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를 토론하기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서둘러야 한다.

번역 장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