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사고 20년 - 핵발전이 아니라 대안 에너지가 필요하다


















2006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폭발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치명적 방사능이 분출했고 유럽의 절반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사고 발생 순간에 31명이 즉사했고 옛 소련 정부가 강제로 밀어넣은 소방관들과 노동자들 2백여 명이 방사능 관련 질병을 앓다 죽었다. 우크라이나 보건당국은 사망자가 최대 12만 5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2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사고 후 주변 3국(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갑상선암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편서풍 때문에 8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한반도도 며칠 뒤 방사성 낙진으로 뒤덮였고 “최근 한국 20∼30대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이 때문”(녹색연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핵발전은 1950년대에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의 정부들이 핵무기에 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처음 도입했다. 그래서 세계의 핵발전소는 거의 다 정부 투자로 운영됐고 기업주들은 핵보유국이라는 ‘든든한 배경’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을 비교적 값싸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가장 끔찍한 에너지가 이토록 오래 이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는 예측하기도 어려운 핵폐기물 처리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막대한 보조금을 빼고 나면 핵발전은 역사상 가장 비싼 발전 방식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4백40여 개 핵발전소에 지원된 각국 보조금은 적어도 1조 달러가 넘는다.

또, 핵발전은 처음부터 사고로 점철됐다. 1957년 지금은 셀라필드로 알려진 영국 컴브리아 핵발전소에 큰 화재가 발생했고 영국 북부의 광범한 지역에 방사능이 유출됐다. 당시 영국 정부는 몇 년 동안 피해 규모를 숨기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핵 재앙들이 이어지는 바람에 마침내 핵발전의 진정한 위험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체르노빌 사고를 정점으로 핵발전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하는 듯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가장 위험하고 환경 파괴적인 에너지가 오늘날 갑자기 석탄, 석유, 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로 날조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핵발전소가 화력발전소와 달리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거짓말이다. 우라늄 채굴과 수송, 핵연료봉 제조, 핵발전소 건설과 저장, 폐기물 처리 등 모든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게다가 설사 ‘완전히 안전’한 핵발전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선 처리 방법이 전무한 핵폐기물을 배출한다.

2004년 기준으로 한국에만 적어도 3만 세제곱미터 이상의 방사성 폐기물이 쌓여 있고 노무현 정부는 추가로 핵발전소 2개를 짓고 있다!

기후 변화라는 전례 없는 재난에 직면해 주요 선진국과 한국 정부는 우리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후 재앙으로 달려가는 죽음의 열차에 타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핵추진 KTX를 탈 것인지를 두고 말이다.

그러나 분명 전혀 다른 대안이 있다. 풍력과 조력, 태양 발전을 이용하면 지구온난화와 기후재난을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도 당장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핵과 자동차-석유 산업복합체가 그 심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자본주의 산업체계에 근본적인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