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오염의 주범을 찾아서


















I. 머리말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환경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1979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1990년 지구의 날 행사에는 세계 150여개 국이 참여하는 세계적 규모의 시민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범지구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깨달은 인간 자신이 자연을 보호하고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늘상 먹어야 하는 수돗물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고(1989), 발암 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의 생성이 논란 거리가 되고(1990), 그 유명한 낙동강 페놀 오염(1991년)을 경험하고 나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수질 오여의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물이 점점 부족해진다는 데 그 심각성이 더하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타고 다니는 자동차,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그 생산 과정에서 물을 필요로 한다. 1톤의 펄프를 만드는 데는 2만 톤 이상의 물이 필요하고 1톤의 직물 생산을 위해서 9만 톤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렇게 사용된 많은 물이 오염 물질까지 함유한 채 지표수는 물론 지하수까지도 오염시킨다.



물을 오염시키는 것은 공장에서 흘러 나오는 폐수만이 아니다. 농업 활동의 결과로 나오는 농약과 비료, 생활 하수, 축산 폐수, 골프장의 농약, 가두리 양식장의 사료와 분뇨, 산업 폐기물에서 용출되는 독성 물질 등이 끊임없이 우리의 생명줄인 물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강 수계 유역의 골프장에서 유입되는 68종의 맹독성 농약은 골프장 1ha당 47kg이나 사용되어 농경지에 쓰는 양의 5.5배에 이른다고 하니 건강을 위해 골프를 즐기는 대신 병든 물을 먹게 된 셈이다.



그런데 공장·축산 폐수나 골프장 농약에 비해 유해 정도는 훨씬 덜하지만 양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생활하수이다.

따라서 수질 오염의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과 전국민이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국민 스스로도 환경 오염을 줄이는 생활 방식을 개발하고 실천해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물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 보기로 한다.

II. 지하수와 강물을 오염시키는 쓰레기

우리 나라 생활 쓰레기량은 1990년을 기준으로 연간 3,200만 톤, 하루에도 8만 톤이 넘어 4톤 트럭으로 2만 대 분량이나 된다고 한다. 한 사람당 하루에 2.3kg의 쓰레기를 내놓으며, 이는 미국 1.3kg, 일본 1.0kg, 독일 0.9kg과 비교해 볼 때 평균 2배나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각 가정, 직장,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 쓰레기는 1990년 기준 4.6%만이 재활용될 뿐 거의 모두가 땅속에 그냥 묻히고 있으며, 여기에서 흘러나오는 유독 물질이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난지도에서 나오는 쓰레기 폐수만 해도 국내 최대의 폐수 배출업소인 포항제철 3개를 한강변에 세워 놓은 것만큼 물을 오염시킨다고 한다. 쓰레기의 폐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쓰레기 매립장에 차단벽을 설치하고, 흘러나오는 유독 물질을 처리하는 정화조를 갗추어야 하겠으나, 무엇보다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일회용을 피해야 한다. 스티로폴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각종 일회용식기들,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면 주는 비닐 봉지, 이오에도 일회용 기저귀, 일회용 물수건, 일회용 나무젓가락, 선물용 포장지 등 많이 있다. 이런 것 대신에 도시락 통과 젓가락, 장바구니, 면 기저귀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쓰레기 분리 수거와 재활용을 해야 한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매립해야 할 것, 또 그냥 버리면 인체에 해로운 수은 전지 등을 따로 취급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먹고 난 우유곽 1kg(30개)이면 두루마리 화장지 한 개를 만들 수 있고, 신문지 1년 치(70kg)면 지름 17㎝, 높이 8m 짜리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다고 하니, 귀찮은 만큼 보람도 크다고 하겠다.



셋째, 일단 버리면 쓰레기가 도므로 버리는 물건을 줄이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다. 작아서 못 입는 옷도 서로 바꿔 입고, 쓰지 않는 장난감이나 가전 제품도 함께 나누어 쓰는 인정과 지혜가 더욱 아쉬운 때이다.

III. 하루에 1천만 톤도 넘는 생활 하수

앞에서 인용한 수도권 폐하수에 관한 서울시 자료는 생활 하수가 전체의 92.7%라고 하여 다소 과장된 감이 없지 않으나, 그 양이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생활 하수라고 하면 음식 찌꺼기를 비롯하여, 주방용 세제, 세탁용 세제, 샴푸, 린스, 치약 등의 합성 세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합성 세제는 인체에 직접 접촉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11월 강원대학교 대한환경공학회가 주최한 추계학술발표회의 한 발표 논문에 따르면, 인간과 비슷한 매커니즘을 지닌 쥐의등 털을 깎아내고 거기에 각종 세제, 샴푸, 비누 등의 원액 1g(1cc)식을 시간 간격을 두고 계속해서 바른 결과, 국내외 일반 제품은 1-3회 도포하면피부에 적홍색 부종 및 탈모 현상이 발생, 사지마비가 오며, 운동 장애 후 죽었다고 한다(한국소, 각종 세제가 자연 환경 및 생체에 미치는 영향, 1992. 11 참조). 생쥐를 가지고 한 다른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합성 세제의 영향으로 정자가 줄어들고 기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인체에 크나큰 해악을 미칠 뿐 아니라 샴푸, 린스 등에 들어 있는 전인산염과 계면 활성제는 생태계의 자정 능력을 파괴하고, 트리할로메탄이라는 발암 물질을 만들어 내며, 물에 녹아 있는 산소를 없애 죽은 물로 만드는 역할도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생활 하수의 수질 오염을 줄일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합성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샴푸나 린스가 없으면 머리를 감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비누로 깨끗이 감고, 마지막에 식초를 몇 방울 넣어 헹구면 머리결도 곱고 윤이 날 뿐 아니라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아서 좋다. 빨래를 할 때에도 표준 사용량의 5-6배나 되는 합성 세제를 넣지 말고, 비누칠을 해서 세탁기를 돌리면 일상 생활에서 자연 사랑을 실천하는 결과가 된다.



설거지를 할 때에도 기름기가 묻은 그릇과 묻지 않은 그릇을 나누어 기름기가 묻지 않은 그릇은 물로만 씻고, 기름기가 묻은 그릇은 밀가루로 닦은 뒤 물로 헹구면 기름기가 없어진다. 무심코 버린 찌개 국물 한 그릇(약 500cc)을 붕어가 살 수 있을 만큼 맑게 하려면 아파트 목욕탕 욕조로 25통이나 되는 맑은 물을 섞어야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식생활을 개선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남은 것은 하수구에 버리는 대신 퇴비를 만들거나 따로 봉지에 넣어 버리는 일도 자연을 보존하는 작은 실천이다. 이 밖에도 무공해 제품을 만들어 보급하기 위해 애쓰는 양심적인 기업들을 찾아내 적극 지원해주고, 반대로 공해 제품이면서도 무공해 제품인양 선전하여 판매하는 비양심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질타와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IV. 돈벌이 앞에서는 '하찮은' 생명

현재 우리의 환경 오염은 지난 30여년 경제 개발 추진에 따른 부산물이다. 우리 국민은 기아와 빈곤으로부터 해방되는 대가로 엄청난 자연 환경의 오염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 생명에 해악을 끼칠지라도 돈벌이가 된다면 자연 자원을 무한정 채취 소비하고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공해 제품을 쓰지 않으려는 개인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 더구나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기 위한 기업의 집요한 광고 전략과 이에 굴복하여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야만 될 것으로 여겨 구매하는 허약한 소비 심리가 우리의 생명줄인 산과 나무와 공기와 물을 마구 파괴하고 이쓴 것이다.



이윤을 위해서는 해로운 물건도 만들어 팔지만, 돈벌이가 시원치 않은 재생 공장은 거의 없다. 독일에서는 재생지의 값이 결코 싸지 않은데도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백화점에서는 으레 재생지 파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환경 보존은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함께 힘을 모을 때에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사회에 만연된 반생명적 사고 방식을 몰아내고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온전히 해결될 것이다.

V. 맺음말

환경 문제는 경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에 앞서 가치관의 문제이며, 생명의 문제이다. 우리 교회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환경'을 연간 주제로 설절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 나라의 환경 보존 및 개선을 위해 큰 기여를 해 온 공해추방운동 연합은 최근 총해를 열어 조직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기로 결의하는 한편 전국의 주요 환경 단체들과 합쳐 오는 4월 2일 전국환경단체연합(가칭)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하는데(한겨레신문 1993. 3. 4일자 8면 참조), 이렇게 환경을 보호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가 추진했던 대규모 개발 사업인 팔당호 골재 채취가 시민 환경 단체들의 끈질긴 반대로 저지된 일이 있듯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모임에 참여하고 돕는 일은 성숙한 사회의 성숙한 시민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건전한 시민 의식의 형성을 위해 우리 교회도 강론이나 주보 등을 통한 신자 계몽 활동으로 보조를 같이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작년 교구 주보를 통한 환경 교육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총 231회 중에서 이론적인 내용은 131회(56.7%)이고, 실천 방안을 다룬 것은 100회(43.3%)이다.



주보 면 수는 교구에 따라 4면(대구, 청주, 전주, 제주), 8면(서울, 춘천, 대전, 인천, 수원, 원주, 마산, 안동, 광주), 12면(부산)으로 되어 있다.



위의 자료는 본지 편집부가 보유한 주보만을 조사한 것으로 빠진 부분도 약간 있으며, 인천교구의 경우 위의 수치는 주보에 실린 것이 아니라 안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발행하여 주보와 같이 배포하는 '정의 평화'라는 간행물에 게재된 내용을 참조한 것이다.



우리는 수질 오염의 주범을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문제까지 왔다. 생명의 문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며, 이것은 각자의 실천이 뒤따라야만 가능한 일이다.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문민 정부와 '신한국'에서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모든 사람의 Ga슴에 깊이 뿌리내리고, 좀더 솔직하고 성의 있는 지도자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환경 정책을 펼쳐 모든 기업과 국민이 함께 발맞추어 다시 뛰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