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재앙







“2080년이면 11억∼32억명이 물부족을 겪고 2억∼6억명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된다. 유럽에서는 2100년까지 식물 종의 절반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미국에서는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한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열대성 전염병 감염자도 늘어나게 된다.” 내달 초 발표되는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 초안의 일부 내용이다. 인류가 온난화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지구촌이 대재앙을 맞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엊그제 “우리나라 기후도 아열대로 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기상청도 1910년대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평균온도 상승폭인 0.74도의 두 배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 겨울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한강이 14년 만에 얼지 않았고 지자체들은 식목행사를 앞당기고 있다. 올해 지구촌의 여름이 역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늘은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세계기상의 날 주제를 ‘극지 기상:전 지구적 영향에 대한 이해’로 정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지방 얼음의 감소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지구촌 재앙을 경고하는 메시지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상이 계속 녹으면 해수면이 2100년 18∼58㎝ 추가 상승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남태평양의 키리바시 같은 나라와 상하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다수의 도시가 침수에 직면하게 된다고 IPCC는 경고한다.

지구 온난화는 무엇보다 산업화 진행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IPCC는 올 초 지구 온난화가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이 소비하는 화석연료에 의해 초래됐을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2001년에는 이 확률이 66%였다. 화석연료에 의한 온실가스가 온난화의 주범임을 더욱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이 바로 인간임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경업 논설위원


2007.03.22 (목)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