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2007/05/19

태풍·가뭄 등 기상재해 피해 2000년대 2조6900억원 1960년대의 20배로 급증 신재생 에너지 사업 급부상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활용하는 기업이 살아남아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56호] 에 게재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UN 주도하의 국제적인 협약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1980년대 들어 빈발하기 시작한 기상재해와 무관하지 않다.
기후변화가 평균기온 상승으로 대표되기는 하지만, 기온상승 자체보다는 온난화에 따른 기후시스템의 교란과 이로 인한 태풍·가뭄·홍수 등의 기상이변이 더 큰 문제다.

영국의 가디언지(2004년 2월 22일자)가 인용한 미국 국방성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현재 추세로 진행된다면 증가하는 기상재해로 인해 에너지·수자원·식량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갈등을 증폭시켜 궁극적으로는 전쟁 및 핵무기 확산의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2007년 5월 12일자)는 미국의 최고 정보책임자인 마이클 맥코넬이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기후 변화가 미국의 안보에 미치는 의미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보도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기후 변화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뮌헨 재보험회사가 전 세계의 기상재해 발생건수와 피해액의 변화 추이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50년대에 20건 피해액으로는 449억달러 수준이던 기상재해가 해가 갈수록 증가해 1960년대에는 27건에 805억달러, 1970년대에는 47건에 1476억달러, 1980년대에는 63건에 2280억달러로 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건수로는 91건으로 4.5배, 피해액은 7036억달러로 무려 15.7배나 증가했다. 집계가 불가능하거나 집계 대상에서 빠진 것을 포함한다면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소방방재청 집계에 따르면 1960년대에 연간 1067억원이던 기상재해 피해액이 1970년대에는 1748억원, 1980년대에는 4693억원, 1990년대에는 6852억원, 2000년대 들어서는 2조6953억원으로 급증했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나 생산품의 가격 등이 올라서 화폐로 환산한 피해액이 더 커진 영향도 있겠지만, 기상재해의 발생건수나 파괴력이 과거에 비해 더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온난화는 지역과 산업에 따라 그 영향을 달리 한다. 지역별로는 적도 근방에 위치한 나라들이 기후 변화에 더 취약하고, 고위도 지방의 나라들은 기후가 온화해지면서 오히려 농산물 생산이 증가하고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업에서도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지만 온실가스를 감축할 기술이나 대체에너지원의 확보가 곤란한 산업은 불리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나 온실가스 배출권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기후 변화가 오히려 사업 확장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일찍 눈을 돌려 성공한 대표적인 예가 덴마크다. 1970년대부터 풍력발전에 눈을 돌린 덴마크는 풍력발전기 생산량 중 90%를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의 약 40%를 점유해 연간 30억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덴마크 국내 총발전량의 20%도 풍력발전으로 공급한다. 풍력산업은 전체 인구 530만명 중 2만명을 고용하는 덴마크의 가장 중요한 산업의 하나가 됐다.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도 향후 유망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스위크(2007년 4월 16일자)에 따르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는 최근 시장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앞으로 5년간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매장의 전력공급을 풍력발전으로 전환하고, 식료품이 매장에 진열되기까지의 운송거리를 표시해 기후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를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수자원 부족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해수의 담수화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베올리아 워터(Veolia Water)사는 스페인에서 1억2800만유로짜리 계약을 따냈으며, 중국의 간쑤성에 16억유로짜리 물처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계약했다. 가뭄이나 수해, 고온에 견디는 종자를 개발하는 종자공급회사나 각종 질병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하여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으로 탄생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시장이다. 온실가스 배출권이란 흔히 탄소배출권이라고도 말한다.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연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할당 받았으며, 할당량 이상으로 배출하려면 다른 나라로부터 필요한 만큼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탄소시장은 2004년에 시장규모 5억7000만달러에서, 2005년 100억달러, 2006년 220억달러로 급증했고, 개도국에서 공급되는 배출권의 가격도 이산화탄소 1t당 2004년에 5.15 달러에서, 2005년 7.04 달러, 2006년 11.56 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주요 구매자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가진 선진국 중 일본·네덜란드·영국 등이며, 개발도상국의 주요 판매자는 중국·인도·브라질·한국 등이다.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인 청정개발사업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등록건수로는 인도가 가장 많은 34.8%를 차지하고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권 발생을 기준으로 하면 중국이 전체 예상 발생량의 43.7%를 차지하여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권 공급국임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에서 아직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유엔 기후변화사무국에 현재 14개의 온실가스 사업을 등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총예상 배출권의 9.8%를 차지하는 세계 4위의 온실가스 배출권 공급국이다. 한국을 포함한 상위 4개국이 전체 예상 배출권의 80%를 공급하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륙 전체가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로 인한 수익 중 3% 만을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의한 수혜를 가장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과 홍수의 빈발로 인해 해변이나 하천 가까이 건물을 짓는 것은 갈수록 위험한 일이 되고 있다. 그에 따른 보험료도 상승할 것이다. 기온 상승과 건조한 기후에 의한 산불 위험이 갈수록 증대돼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것이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기상재해에 의해서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및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명균 계명대 교수·에너지환경계획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