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트럭 5000대 분량 먼지 폭탄

















 
2007/04/02
 
황사 테러 햇빛 강할 때 건조한 고비사막서 시작 강한 북서풍 타고 2000㎞나 날아와 심한 황사가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은 보통 100만t가량의 흙먼지로 뒤덮이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 가운데 한반도에 쌓이는 먼지는 6만~7만t가량. 15t짜리 덤프트럭 4000~5000대 분량에 달한다. 한마디로 가만히 앉아서 ‘먼지 폭탄’을 맞는 셈이다.

이번 황사의 발원지인 몽골 고비사막은 우리나라에서 2000㎞나 떨어져 있지만 강한 북서풍을 타고 이틀 만에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처럼 심한 황사는 발원지의 기상 조건이 ‘3박자’가 갖춰질 때 발생한다. 건조한 흙먼지가 많고, 강풍이 불어야 하며, 그리고 햇빛이 강하게 비칠 것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발원지의 모래나 흙덩이가 바람을 타고 구르다가 햇빛으로 강하게 가열된 지표면에서 대류(對流)현상(뜨거운 공기가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는 일이 반복되는 현상)이 발생해 조금씩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며 “이때 발원지 1~8㎞ 상공에 강한 바람이 불면 우리나라는 물론 태평양 건너까지 멀리 날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황사는 대부분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름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이하의 미세먼지로 구성돼 있다. 이보다 큰 먼지는 바람을 타고 움직이다가 그 자체 무게로 인해 한반도까지 날아오지 못하고 황사 발원지나 서해 상공 등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황사발원지인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속적인 조림사업 등으로 사막화 진행 속도는 어느 정도 늦추었지만, 지금도 연평균 1283㎢에 이르는 땅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중국의 사막화 면적은 전 국토의 18%가량, 몽골은 이미 국토의 절반가량이 사막으로 변한 상태다. 최근에는 황사 발원지가 중국 북부지역이나 만주 등 동쪽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강한 황사가 전국을 뒤덮으며 황사 특보 지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시내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모습이 뿌옇게 흐려있다. 기상청은 주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시 보호경이나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도록 당부했다.


[사설] 환경재앙 피부로 느끼게 한 黃砂  

올 들어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뒤덮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10~20배에 달해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릴 정도였다. 서울에 황사경보가 내려진 것은 2002년 3월과 4월, 2006년 4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라고 하니 얼마나 심한 황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황사는 봄이면 찾아오는 단골손님처럼 됐지만 발생 빈도가 갈수록 늘고 강도가 세지는 추세여서 더 걱정스럽다. 서울 지역만 보더라도 올 들어 황사발생 일수는 어제까지 벌써 6일째다. 본격 황사철인 4월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이 정도니 올해는 지난해의 11일을 훌쩍 넘어설 기세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내륙지역에서 고온 건조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됨으로써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발원지도 중국 만주 등으로 확대돼 황사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사가 달갑잖은 것은 무엇보다 인체에 해로운 미세먼지와 규소ㆍ철ㆍ알루미늄ㆍ납ㆍ카드뮴 등 중금속 성분의 공해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사를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 특히 황사 발원지는 중국이지만 그 피해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ㆍ일본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3국간 긴밀한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3국은 외견상으로는 이미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도 울산에서 3국 환경관련 정부관료와 전문가가 참석한 황사대책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한 채 끝나 도대체 무엇을 위한 회의였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황사가 심해질 때면 반짝 관심을 보였다가 봄이 지나 황사가 수그러들면 또다시 무관심해지는 행태가 되풀이된다면 황사 해결은 요원해질 뿐이다.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이 닥치기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3국간 실질적인 협력을 수행케 할 상시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일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황사 발원지 조림사업을 위한 재원확보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사막화와 강수량 감소를 유발해 황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는 황사를 막기 위해서도 지구온난화 대책을 적극 추진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때마침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아시아 지역들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가 공개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유럽연합(EU)이 얼마 전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 삭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20%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정부와 기업은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과 연료전지ㆍ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황사는 환경문제 해결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