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서해 살리기 한-중 손잡다





2006/10/30

‘황해 광역해양생태계사업’ 착수
민감한 자료 유출 우려
추진 14년만에 공동조사
국제기구 지원 중국 적극적
북한이 4분의 1 해역 차지
생태보전차원 동참해주길
“병들어 가는 황해를 생명력 넘치는 바다로”

갈수록 오염이 심화되고 있는 황해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한국과 중국의 협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두 나라 정부가 지난 7일 서울에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지구환경기금(GEF)의 지원 아래 진행하는 ‘황해 광역해양생태계사업(YSLME)’의 시작을 알리는 착수식을 연 것이다. 두 나라 정부가 1992년 사업 추진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지 14년만에 마침내 황해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간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해양수산부는 ‘황해 광역해양생태계사업’이 두 나라가 그동안 서로 접근이 어려웠던 상대방 해역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공유하고, 그것을 토대로 황해를 공동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 여러가지 위협 요인에 노출돼 있는 황해 생태계 를 보전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해 생태계 보전은 주변국들이 황해 생태계가 처해 있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함께 조사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노력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황해에서 한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공동조사활동은 지난 1997년부터 한국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중국의 국가환경보호총국 소속 연구기관과 해마다 1차례씩 번갈아 주관하는 황해환경공동조사가 유일하며, 지난 1995년 한국과 중국이 중국 청도에 함께 세운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에서조차 공동조사활동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유홍룡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 부소장은 이에 대해 “공동조사활동 과정에서 서로 민감한 해양자료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 공동조사까지는 못하고 연구결과만 나눠왔다”며 “이제 공동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두 나라의 서로 다른 조사방법과 기준을 일치시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해수산연구소가 참여해 1년에 한 차례씩 실시해 온 공동조사결과도 황해의 해양환경을 설명하는 대표성 있는 자료로 보기에는 한계가 많다. 공동조사실무를 맡고 있는 허승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황해의 해양생태계의 추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해마다 실시하는 조사의 방법과 시기가 일치돼야 하는데, 3년전까지만 해도 그런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신뢰성 있는 자료를 얻는다기 보다는 공동조사를 한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두 나라가 국제기구의 자금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일방적인 주장을 고집하기 어렵고, 특히 중국이 앞으로 다른 사업들에 대한 국제기구의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황해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해 광역해양생태계사업’의 온전한 성공은 한국과 중국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기 어렵다. 황해의 나머지 주변국인 북한과의 협력이 없이는 황해의 북동쪽 4분의1 해역에 대한 조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한중 두 나라가 공동관리전략을 마련해 실천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한중 두나라는 물론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지구환경기금까지 나서 직간접적으로 참여를 권유하고 있지만 아직 참여할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일단 이번 사업 영역에 북한 해역까지 포함시키고, 북한을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사업 사무국 차원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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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수질 3년새 2∼4배 오염
중국연안 산업화 오염도 가중


황해의 환경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막상 황해의 전반적인 환경오염 실태를 보여주는 자료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직접 조사할 수 있는 황해는 전체 황해의 4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에 접한 북쪽 4분의1과 중국에 접한 서쪽 2분의1 해역은 국내 연구진의 접근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해의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은 황해의 4분에1에 한정된 실제 조사자료와 정확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중국과 북한쪽의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황해의 환경을 위협하는 주 요인으로는 육지에서 강을 통해 유입되는 각종 오폐수, 폐기물의 해양투기, 고강도의 어획활동 등이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소속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벌인 조사결과를 보면 중국쪽 황해의 6개 측정지점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000년 0.30㎎/ℓ에서 2003년 1.2㎎/ℓ로 증가했으며, 한국쪽 황해 6개 측정지점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같은 기간 0.47㎎/ℓ에서 0.85㎎/ℓ로 증가했다.
두 나라 해역에서 모두 오염도가 증가하기는 했으나, 중국 쪽의 오염도와 오염도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이 황해의 전체 오염도 증가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허승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황해연안해역에서의 2000년부터 4년간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평균값은 중국과 한국 연안에서 각각 0.74㎎/ℓ와 0.69㎎/ℓ로 해역별로 큰 차이는 없으나, 평균값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연안지역의 인구밀집과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해양환경 오염이 가중되고 있어 오염부하량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식장을 비롯한 어업활동과 지나다니는 선박에서 유출되는 오염물질, 하수 찌꺼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의 해양투기도 황해 오염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발해만 2곳과 양쯔강 하구 1곳 등 모두 3곳에 해양투기장을 설치해 주로 해저나 하상의 준설물을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황해에 군산에서 서쪽으로 200㎞ 나간 해역에 ‘서해병해역’ 투기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투기장 주변 해역의 해양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심원준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최종 자료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투기장쪽으로 접근할수록 오염물질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계면활성제와 같은 일부 물질은 시화호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의 ‘1996 의정서’가 올해와 내년 사이에 발효될 예정이고,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3~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해양투기 규제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폐기물 투기에 의한 오염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