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책임질 사람 없는 쓰레기의 사각지대  


 

[한겨레 2006/08/12]

10일 부산시청에는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부산시, 경남도, 대구시, 경북도 관계자들이 심각한 얼굴로 마주 앉았다. 해양수산부가 ‘해양유입 쓰레기 관리 책임제’를 낙동강에 시범 도입하는 설명회 자리였다.

낙동강 상류와 하류 지자체들은 최근 태풍과 장마 때 낙동강을 타고 흘러온 쓰레기 4200t의 처리비 17억원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쓰레기를 흘려보낸 원인자가 처리비를 대야 한다’는 부산시와 ‘예산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수질규제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상류 지자체들이 팽팽하게 맞섰다. 해양부는 오염자 부담원칙을 관철시켜야만 자발적인 쓰레기 줄이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원인자가 재정을 부담해야 정부의 재정지원이 가능하다’며 설득했다. 회의에 참석한 방종화 해양부 주무관은 “육상에서는 쓰레기 종량제로 발생량을 줄이면서 바다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꼬집었다.
해마다 태풍과 집중호우 때 막대한 양의 육상 쓰레기들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지만 이를 막기 위한 제도나 노력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모두 9만8730t이다. 육지에서 쓸려온 것이 7만9377t으로 전체의 80%를 넘는다. 나머지는 폐어구나 스티로폼 등 해상에서 생긴 것이다. 이 가운데 수거된 것은 70% 정도에 그쳐 해마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 밑에 쌓인다. 그 양은 40만t에 이를 것으로 한국해양연구원은 추정했다.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바다로 쓸려들어가는지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둑이나 하천변에 쌓여 있던 쓰레기가 집중호우 때 한꺼번에 바다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2001년 6만5천여t이던 해양쓰레기 발생량이 태풍 루사가 닥친 2002년 20만여t으로, 태풍 매미가 온 2003년엔 23만6천여t으로 뛰어오른 데서도 알 수 있다.

바다나 해안의 쓰레기 투기도 문제다. 얼마 전 한국어항협회가 제주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선주와 선장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병, 장갑, 상자 등 어선의 생활쓰레기를 바다에 그대로 버린다”고 대답했다.
폐기물관리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작은 섬에서 쓰레기는 대부분 태우거나 바다에 내버린다.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74개의 유인도가 있는 전남 신안군을 조사했더니, 정상적으로 수거·처리되지 않는 폐기물은 연간 1426t에 이르렀다.

해양쓰레기는 바다생태계를 망가뜨려 어업손실액은 연 3200억원에 이른다. 스크류에 걸리는 폐어망이나 로프, 냉각계통을 막아 엔진과열을 일으키는 비닐쓰레기 등은 선박사고 원인의 10%를 차지한다. 1993년 서해훼리호는 폐로프로 인한 기관고장으로 침몰해 29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