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강대국의 핵 쓰레기장



















2006/10/18

지구환경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쓰레기와 그린가스의 배출이다. 쓰레기는 환경오염을 가져오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그린가스는 지구를 덥게 만든다. 지구가 더우면 에너지를 더 쓰고 이에 따라 그린가스는 더 많이 배출된다. 전력수요는 항상 해마다 최대치를 이룬다.

쓰레기는 정말 처분하기 곤란한 물질이다.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몇 일간 방치하면 골목마다 악취가 심하다. 아마 사람이 살지 않는 바다에 버리면 깨끗하게 모든 게 정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은 쓰레기를 바다에 버렸다. 심지어 처치하기 곤란한 핵폐기물까지도 바다에 버렸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 넓은 태평양과 대서양은 쓰레기 처리장이었다. 그러다가 결국은 안되겠다 싶어 런던협약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환경시리즈’ 25번째를 싣는다.[편집자 註]  


 
▲ 바다 속에 버려진 플라스틱 제품들. 바다는 가장 좋은 쓰레기장인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선진국은 쓰레기를 바다에 버려”

쓰레기는 인간과, 그리고 인간과 관련된 대부분의 분야에서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환경이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기 전, 세계 국가들이나 잘 나가는 기업체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쓰레기장에 묻었을까? 아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 원전에서 나오는 쓰레기에 대한 매립지, 방폐장 선정을 둘러싸고 커다란 사회문제가 등장했다. 아마 30년 전의 이야기라면 우리도 원전 쓰레기를 바다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들이 다 해온 이야기다. 그렇다고 우리가 못할 것도 없다.

1980년대만 해도 미국 뉴욕이 생산하는 일년간 쓰레기의 양은 미국의 위용을 자랑하는 가장 높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높이를 능가한다고 했다. 그러면 그 전에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뻔하다. 바다에 버렸다. 쓰레기 처리 전문 선박도 많았다. 유럽에서도 꼭 같이 그렇게 했다.

기후변화나 환경과 관련된 국제협약을 보면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고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강대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는 풍요한 경제 속에서 살아온 그들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선진 강대국들이 이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지구촌이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후진국이나 약소국에 경제적인 불이익을 부과하면서라도 노력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아예 이러한 노력에조차 동참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심지어 핵 쓰레기까지도”

비행기나 선박은 그동안 각종 폐기물을 해양에 투기했다.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의 국가들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가 해양 오염 등으로 문제가 되자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이에 동참해 런던 협약을 만들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 가운데 핵폐기물이 주요한 이슈가 됐다는 점이다.

런던협약(London Convention)은 국내수역(internal waters) 밖에 있는 모든 해양지역에 각종 폐기물을 투기하는 것을 방지해 해양오염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채택됐다.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우리나라 등 77개국이 가입한 국제 협약이다. 어쨌든 이 협약은 해양투기 문제를 전 지구적 차원에서 규제하는 최초의 다자간 협약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왔다.

처음에 33개국이 서명을 하였고 벨기에 등 일부 국가는 최근 이 조약을 비준하였다. 1975년에 효력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에 가입해 1994년부터 가입국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했다. 각종 유독 폐기물에 대한 규제조항을 담고 있다.

이 협약은 종래에 런던덤핑협약(London Dumping Convention)으로 불려 왔으나 명칭이 별로 마땅치 않다고 판단해 1992년 11월에 개최된 제15차 협의당사국회의에서 런던협약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많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협약 당사국들을 강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준수하지 않아도 국제법 위반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러시아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후 해양투기를 계속하였으며 영국도 방사성물질의 해양투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몇몇 국가들은 이 결의안을 따르지 않았다.

1983년과 1985년의 핵폐기물 투기 동결에 관한 결의안 채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극동해역에 대규모의 투기행위를 하여 국제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따라 핵폐기물의 해양투기금지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어 어떠한 형태로든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었다.

1993년 11월 런던에서 열린 제16차 협의당사국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핵폐기물을 다량 발생시키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들 사이에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되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핵폐기물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국가들은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해양투기의 전면금지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반면, 덴마크, 네덜란드와 같이 핵폐기물을 많이 배출하지 않는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전면금지를 주장하였다.

“쓰레기 해양투기는 강자의 이익?”

 
▲ 해양 원유유출로 인해 찌든 펭귄들. 인류의 마지막 보고인 바다마저 오염이 된다면 정말 큰 일이다.  ⓒ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결과 채택된 것은 일단 핵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되 25년마다 재검토를 하자는 안으로, 미국에 의해 제안되었다. 이 안은 핵폐기물 해양투기를 영구적으로 전면금지하기보다는 25년 후에 재검토를 하고 그 기간 동안 기술발전을 통한 농도희석 등을 추진함으로써 해양투기 재개의 가능성을 남겨두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 개정안에는 산업폐기물의 해양투기와 유독성 액체 폐기물의 해상소각 금지도 포함되어 있다. 이 개정안은 부속서 개정을 통해 런던협약에 포함되었으며, 1994년 2월 20일에 발효되었다. 개정안 투표에서 영국, 벨기에, 프랑스, 중국, 러시아가 기권을 하였고, 그 중 영국과 러시아는 최근까지도 핵폐기물의 해양투기 금지의 수락을 유보하였다.

런던협약은 각종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대폭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협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협약은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가로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태평양지역의 개도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주의 국가들이 참여함으로써 협약의 적용영역을 넓혀 왔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강대국이 특히 핵폐기물을 해양에 버린다 해도 구체적인 대응 수단은 없다. 그리고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러시아든 영국이든 강자가 정말 필요한 경우에는 버린다고 해서 누가 규제를 할 수 없다. 강대국은 지금도 핵폐기물을 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좀 따진다면 우리나라 '방폐장의 이야기'는 약소국의 설움이다. 영국과 미국은 폐기물을 방류하고 있다. 그래서 한 국가와 같이 중앙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국제협약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가 의문이다. 유엔(환경회의)은 그 점에 중점을 두어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정부라고 하는 UN이 미국과 영국을 이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