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지하수가 없다



















2006/07/25

과학기술이 주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소중한 것이 있다. 바로 깨끗한 공기와 물이다. 그리고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깨끗한 토양이다. 인간의 몸은 80% 이상이 물이라고 한다. 깨끗한 인간의 몸은 깨끗한 물에서 나온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물이 깨끗하지 않으면 몸이 오염되는 것이다. 오염은 곧 질병이다.

지하수나 샘물이 깨끗한 것은 스며든 빗물을 토양이 여러 단계에 걸쳐 정화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깊으면 깊을수록 물은 신선하다. 정화를 거친 신선한 물은 대부분 암반층에 머문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생수도 여기에서 얻는다. 그러나 이제 암반층 지하수도 믿을 것이 못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암반층도 오염됐기 때문이다. ‘환경시리즈’ 19번 째로 ‘마실 지하수가 없다’를 싣는다.[편집자 註]  


“암반층의 오염도 충적층과 다를 바 없어”

국내 지하수(수질) 오염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암반층의 오염도가 충적층의 오염도와 비교해서 별 다를 바가 없다. 오염도가 더 많은 암반층도 있다. 심도는 암반층이 더 깊다. 그래서 충적층이 오염된다 해도 암반층은 덜하다는 게 일반적 상식이다. 그러나 그 상식도 통하지 않을 정도다.

지하수는 암반층을 통해 계속 흐른다. 암반층의 물이야말로 가장 정화된 물이다.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생수가 이 암반층을 통해 얻는 물이다. 그러나 그 상식이 깨졌다. 옛날 집에서 상수도 대신 이용하던 우물물도 같은 이치다. 깊은 곳의 물일수록 깨끗하다는 이론도 이제는 아니다. 토양이 나쁘면 지하수도 나쁘다.

“이제는 수질(지하수) 오염과 토양오염을 동시에 연계해 조사하는 방침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공업단지뿐만 아니라 수질이 나쁜 곳은 당연히 토양오염이 심한 곳입니다. 정책도 수질과 토양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검토하고 비교해서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수질과 토양오염은 별개가 아닙니다.”

환경부의 수질담당 관계자는 최근 ‘전국지하수 오염현황과 수질변화추세’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토양오염과 대기오염 등에 대한 실태도 연계해 조사하고 그에 따른 공동 대응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각기 다른 과에서 수질, 토양, 대기오염에 대한 조사를 독립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을 설정해 놓고 그 지역의 수질, 토양, 대기오염에 대해 실시한 조사가 설득력이 있고 정책수립에도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물론 대기의 경우 바람이나 기류의 차이에 의해 이동하기 때문에 연관관계를 포착하기가 어렵다. 울산공업단지의 경우, 대표적인 온산지역은 우리나라 각종 공해병이 시작된 곳으로 토양과 수질오염은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러나 대기오염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인접한 부산도 그렇다. 바람이 불어서 대기가 자주 이동하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의 대도시, 공업지역 기준치를 넘어”

환경부는 전국 지하수 오염현황과 수질변화 추세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05년 2천462개 지점을 대상으로 상하반기에 걸쳐 지하수 수질조사를 실시한 결과, 4천760개소 중 230개 지역(4.8%)이 수질기준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측정망(관측망)별로는 오염우려지역에서 82개소(5.6%), 일반지역에서 69개소(2.9%), 국가관측망에서 79개소(8.9%)가 초과하였다. 지하수 수질측정망은 지방환경청(오염우려지역, 781개소), 시?도(일반지역, 1,240개소), 건교부(국가관측망, 441개소)가 운영하는 시설로 구성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초과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04년에는 신규 추가된 일반세균 초과율이 높아 전체 초과율이 일시 증가했으나 2005년에는 일반세균 초과지점의 시설개선 등으로 초과율이 약간 낮아졌다. 상?하반기 모두 초과된 지점도 33개 지점으로 조사되어 오염 지하수의 수질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 초과율은 생활용 4.1%, 농?어업용 3.7%, 공업용 2.8%이다. 이 가운데 음용수로도 사용하고 있는 지점의 초과율은 2.9%(43/1,452)이며, 주로 일반세균, 대장균군, 질산성 질소 등이 검출되어, 음용중지와 시설개선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공단지역과 도시주거지역의 수질오염은 더욱 심했다. 공단지역(9/165, 5.5%) 및 도시주거지역(9/155, 5.8%)에서 TCE, PCE 등의 초과율이 높아 유기용제로 인한 오염이 심각했다. 그리고 폐기물매립지역 및 분뇨처리장 인근지역은 질산성 질소, 일반세균 등의 초과율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CE, PCE는 발암물질로 금속 세정, 페인트 제거, 세탁소 얼룩제거 등에 사용되는 유기용제다.

 

중금속은 물론 독성물질인 TCE, PCE도 검출

일반지역의 경우, 도시지역(43/1,387, 3.1%), 농림지역(19/679, 2.8%)에서 일반세균, 질산성 질소, 대장균군 등에 의한 초과율이 높았다. 자연환경보전지역(7/352, 2%)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별 초과현황을 보면 오염우려지역인 인천(15.1%), 전북(14%), 경북(12.7%) 등에서 평균초과율 5.6%를 크게 넘었다. 일반세균, 질산성 질소, TCE, PCE 등이 초과이상 검출됐다.

일반지역의 경우, 울산(12%), 인천(11%), 경북(8.5%) 등이 평균초과율 2.9%를 크게 넘어섰다. 주요 초과항목은 일반세균, 대장균군, 질산성 질소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지역은 페놀, 6가 크롬 등도 검출돼 오염원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환경부는 발표했다.

 

“지하수는 이동하기 때문에 오염지역은 광범위 할 수도”

이번 조사에서 특이한 것은 오염물질 가운데 중금속으로 분류된 ‘특정유해물질(10개)’인 카드뮴, 6가 크롬, 납, 수은, 비소 등 중금속을 비롯해, 톨루엔, PCE 등 독성이 강한 유기용제도 나타났다는 점이다. 일본의 공해병을 일으킨 카드뮴, 납, 수은과 같은 중금속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사용이 금지된 품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2005년도 측정망 조사결과를 분석하면서 “기준 초과율은 4.8%이지만 지하수 특성상 대수층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오염이 확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변 지하수도 오염되었을 우려가 커, 실제 오염 지역은 상당히 광범위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지하수는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 지역의 오염도는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사하지 않은 다른 지역도 오염시킨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중금속과 같은 특정유해물질의 초과율이 높아 오염원인 및 확산여부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급하다”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심도가 얕은 충적층보다 심도가 깊어 덜 오염될 것으로 알려진 암반층의 초과율도 높아 오염이 암반층까지 확대되고 있는 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