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농업과 기후


















- 농촌진흥청 안재훈 연구관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7%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산지 중에서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4%정도인데 대부분 악지형인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랭지는 여러가지 지형적인 특수성에 의하여 복잡한 기상변화를 보인다. 영동지방은 해양Sung기후에 가까운 기상특성을 많이 보이고 있는 반면 영서지방은 대륙Sung기후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백두대간 주변의 고랭지는 산악기후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복잡한 기상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고랭지의 기상현상은 대부분 지형적인 특징에 의해서 나타나는 저온현상과 집중호우 그리고 안개와 강풍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고랭지의 대표적 지역인 대관령 고랭지는 바람, 안개, 기온 등의 변화가 심한 전형적인 산지 기후특성이 나타난다.

고랭지는 지형이 복잡하고 기상조건이 특이하여 일찍부터 '고랭지농업'이라는 특수한 농업으로 발전되어 왔다. 고랭지는 온도조건을 고려하여 고랭지대 및 준고랭지대로 나누고 있다. 고랭지의 농경지를 표고별로 나눌 때 해발 400∼600m를 준고랭지, 600m이상을 고랭지로 구분한다. 준고랭지 및 고랭지 농경지 면적은, 전국 30,083ha 중 강원도가 79.3%를 차지하고, 600m이상의 경우 98.3%가 강원도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고랭지농업은 대부분 지형과 환경조건이 열악한 경사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밭토양의 경사지분포를 보면 전국 밭 면적의 62%가 7%이상의 경사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랭지에서는 전체 밭토양의 67%가 15% 이상의 경사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산지 밭토양의 대부분은 경사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산지농업은 '고랭지농업' 혹은 '경사지농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혹은 이 두가지 의미 즉 고랭지와 경사지를 조합하여 高嶺地농업라고도 한다.

 농업은 그 본질적인 구조가 환경의존형 산업으로서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환경, 지리지형, 기후 및 토양환경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들 중 기후적 요인에 의하여 농업의 실제적·잠재적 한계가 일차적으로 결정된다.

 고랭지는 저온 강풍 등 열악한 환경조건 때문에 농업생산력 지수가 낮아 과거에는 화전농업의 한 형태로 자가소비 목적으로 주식작물을 생산하였다. 처음에는 메밀, 귀리, 조생옥수수, 극조생 벼, 피 등이 주로 재배되다가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 감자가 씨감자 갱신체계를 갖추고, 시장에 출하할 목적으로 더운 여름철에 채소가 재배되면서부터 고랭지농업으로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현재 씨감자, 무, 배추 외에 화훼, 양채류, 산채류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고랭지의 기후자원을 효율적 이용하려는 시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랭지는 산지의 특이한 지형조건 때문에 날씨변화가 심하고 인접지역간에도 기후특성이 서로 달라 이에 따른 작물피해가 잦다. 따라서 고랭지는 더욱 정밀한 기상관측 자료를 필요로 한다. 고령지 농업기상연구팀은 기상청의 정규기상관측망을 보완할 수 있는 농업기상관측망을 설치하여 농업기상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농업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는 농민에게 바로 전달되어 여러 농업 활동에 이용된다. 고랭지의 주 작물인 감자 배추 등의 병 예찰, 농업적지의 판정, 적합한 품종선택, 적절한 병해충 방제 기술 등은 기상자료를 분석하여 농업에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내용이다.

 여름철에도 20℃전후의 서늘한 날씨를 보이는 특수한 환경조건을 이용하여 농업활동이 이루어지는 고랭지는 작목선정, 작부체계 및 작물 재배 방법 등에 있어서 평난지와는 다르다. 그러나 최근의 무리한 작목과 품종의 도입과 함께 환경의 변화는 고랭지농업에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형성 집중강우에 의한 경사지의 토양유실은 지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최근 온도상승은 각종 병해충의 발생을 촉진하고 작물의 이상장해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랭지는 4대 강의 발원지에 위치하고 있다. 농업생산활동과 함께 발생되는 각종 물질은 수질과 토양환경에 바로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의 국토와 환경을 보전하면서 여름철 단경기에 필요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변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지역의 기후자원을 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농업이 발전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