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오염 … 아이들이 숨막힌다


















[중앙일보 2005-10-26]    
미세먼지 오염이 심할수록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커진다. 또 새로 지어 공기 오염이 심한 교실에서 공부하면 학생의 주의집중력이 떨어진다. 공기오염으로 인해 실제 이런 피해가 나타난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새집 증후군

신축 교실 학생 인지력 14%↓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가 학생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사공준 교수는 올해 새로 개교한 대구 지역 모 초등학교와 개교한 지 12년 된 학교에서 5학년 학생 각 66~70명을 대상으로 포름알데히드의 영향을 비교 조사했다.
신축 학교 교실 내 포름알데히드는 1교시 ㎥당 80㎍(마이크로 그램, 100만분의 1g)에서 4교시 127.09㎍으로 증가했다. 이 교실 학생들에게 1교시와 6교시에 인지 기능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학생들의 인지 기능이 13.6% 떨어졌다.
5시간40분(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각 40분과 10분, 점심시간 1시간) 간격을 두고 비슷한 검사를 했는데, 학생의 집중력 등이 13.6% 낮아진 것이다.
지은 지 12년 된 학교에서 같은 검사를 했다. 교실의 포름알데히드는 1교시 ㎥당 10㎍에서 4교시 22.49㎍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학교 학생들의 인지 기능은 6교시 검사 때 1교시보다 오히려 3% 높아졌다. 5시간40분 만에 한 검사고 포름알데히드가 약간 높아졌지만, 비슷한 검사를 반복하는 데 따른 학습효과 덕분에 오히려 인지 기능이 높아진 것이다.
사공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승인한 '한국형 컴퓨터 신경행동 검사' 방법을 활용해 인지 기능을 분석했다. 이 방법은 컴퓨터 모니터에 제시된 부호.숫자를 서로 짝짓는 데 걸리는 반응시간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해 주의집중력.단기기억력.시각적 탐색능력을 평가한다.
현재 '다중 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는 교실의 포름알데히드 기준이 없다. 다만 도서관의 기준치를 120㎍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래서 교실에도 기준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공 교수는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적어도 개교 6개월 전에 건물을 준공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공 교수는 이 논문을 다음 달 10일 대한산업의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오염 심한 지역 사산 위험 14%↑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산모일수록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 오염이 실제로 어떤 피해를 주는지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 교수팀은 2001~2004년 서울 지역 산모 1588명을 대상으로 임신 기간 중의 미세먼지 오염도와 출산시 신생아의 체중 등을 추적조사했다.
조사 결과 산모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때 농도가 ㎥당 10㎍ 증가하면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5.2 ~ 7.4% 올라갔다. 또 임신 4 ~ 9개월에 노출되는 미세먼지가 ㎥당 10㎍ 증가하면 사산 위험이 8 ~ 1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 6주 전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출생시 체중이 평균 19.1g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오염도는 서울 시내 27개 대기오염 측정소 가운데 조사 대상 산모의 거주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오염도다.
조사 대상에서 직.간접 흡연을 하는 산모는 제외시켰다.
이 교수는 "인구통계 자료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개별 산모를 직접 추적 조사한 데 의의가 있다"며 "체중이 얼마나 줄었느냐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신생아 체중이 줄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발생 빈도가 낮아 통계학적 의미는 없었으나 대기오염이 조산과 자궁 내 발육 지연, 선천성 기형 등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실제 저체중아는 61명(3.8%), 사산은 71명(4.47%), 조산 83명(5.37%), 자궁 내 발육 지연과 선천성 기형은 각 13명(0.82%)이었다. 연구 결과는 27일 대구에서 열리는 대한예방의학회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