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21C 흑사병 되나


















[문화일보 2005-10-06 ]  

(::과학자들 “20세기초 5000만 숨진 스페인독감과 비슷”::) 조류독감이 ‘21세기 흑사병’이 될 것인가. 아시아 지역 조류독 감 사망자가 계속 늘면서 전염병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20세 기 초반 유럽과 미국을 휩쓸었던 스페인독감과 조류독감이 매우 유사하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슈퍼 독감’으로 불리는 초대형 독감이 세계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각국은 대응책을 찾느라 고심 중이다.

◈조류독감 피해 확산=BBC방송 등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 서 23세 청년이 조류독감에 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 다. 이로써 인도네시아 조류독감 사망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H5 N1바이러스로 인한 조류독감은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보고된 뒤 11개국으로 퍼져 7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보건전문가들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이 조류독감이 인체에서 인 체로 전염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대 부분의 감염자는 양계 농가 등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와 직 접 접촉한 사람들이었지만,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은 감염자도 상 당수에 이른다. 독감이 인체에서 인체로 옮겨진다면 세계로 퍼지 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인체-인체 감염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 킬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H5N1 바이러스에는 여러 변종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보건 당국의 대응을 힘들게 하고 있다.

◈스페인독감의 교훈=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의 진행 과정이 1918년 미국과 유럽에서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과 유사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 이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연구센터 연구팀의 분석 결과 조류독 감 바이러스는 1918년 미국·유럽에 퍼졌던 스페인독감과 유사하 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눈에 띄는 것은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도 조류에서 파생됐을 가능 성이 높다는 것. 과학자들은 스페인독감 바이러스가 조류에서 인 체로 넘어오면서 변이를 일으켜 인체-인체 전염으로 바뀌면서 엄 청난 피해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조류독감에 대해 각국 이 우려하고 있는 시나리오와 일치한다.

더 공포스러운 것은, 아시아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변이양상이 스 페인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에서 4400개 아미노산 중 단 25~30개가 달라짐으로써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화했음을 알아냈다. 과학자들은 H5N1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화를 분석하면 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피해규모·대응 방법은=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말 조류독 감 피해자가 세계적으로 74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 O는 아시아 각국에 조류독감 치료 효과가 확인된 스위스 로슈사 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대량 구입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 나 타미플루 하나에만 의존할 경우 이 약에 내성을 갖는 변종 바 이러스가 나오기 쉽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정부는 조류독감 감염지역을 효과적으로 격리하기 위한 방 안을 찾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5일 조류독감에 대한 효 과적인 대응을 위한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6일부터는 워싱 턴에서 60여개국 보건전문가들이 참석한 대책회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