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환자 年15만명 넘었다


















2007년 08월 25일  
 
[동아일보] 본보 2002∼2006년 건보공단 불임현황 자료 분석 《30대 후반의 여성 A 씨는 햇수로만 9년째 불임클리닉에 다닌다.

1999년 이후 시험관아기 시술을 11번이나 받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A 씨는 12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A 씨는 임신하기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나팔관 양쪽은 모두 막혔고 1회 난자 추출량도 평균 여성이 10∼20개인 반면 5개 미만으로 많이 모자란다. 그러나 A 씨는 “난자가 계속 추출되는 한 언젠가는 꼭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0세 여성 B 씨는 결혼한 지 2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자 2004년 말한 불임클리닉을 찾았다. 난관, 자궁, 호르몬 등이 모두 정상이었으며 남편의 정자 상태도 건강했다. 불임의 원인은 알 수 없었다. B 씨 부부는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을 모두 5회 받았지만 임신에 실패했다. B 씨도 다음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불임환자가 최근 5년간 47.5% 증가해 2006년 말 현재 15만 명을 넘어섰다.

본보가 건강보험공단의 2002∼2006년 불임환자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불임환자가 47.5%(남성 46.8%, 여성 47.6%)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인 가임(可妊) 연령대인 30대 여성의 불임환자 증가율은 77.6%에 이르렀다.

▽환자 증가율, 불임이 최고=의학적으로 불임은 정상적 성생활을 했지만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국내 연간 불임환자는 2002년 10만6887명(여성 9만539명, 남성 1만6348명)에서 2006년 15만7652명(여성 13만3653명, 남성 2만3999명)으로 47.5% 증가했다. 이는 단일 질병 증가율로는 최고 수준이다. 2001∼2005년 전체 환자는 3938만2000명에서 4282만9000명으로 8.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 질병인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도 2001∼2005년 각각 40.4%, 26.0% 정도 늘어났다. 남자는 평생 4명 중 한 명, 여자는 5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 암의 경우도 4년간(1999∼2002년) 증가율이 14.9%에 불과하다. 불임환자의 증가 속도는 그 어떤 질병보다 빠르다.

▽빠르게 증가하는 30대 불임=연령별로 보면 30대(남녀 모두 포함)가 가장 환자가 많을 뿐 아니라 최근으로 올수록 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연간 불임환자 중 30대는 2002년 5만6310명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으나 2006년에는 9만7277명으로 61.7%까지 올라갔다. 9%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30대 불임환자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나머지 연령대의 비중이 줄었다. 이 기간에 20대는 39.5%에서 31.0%로 8.5%포인트가 줄었으며 40대 이상은 0.4%포인트(7.4%→7.0%), 20대 미만은 0.1%포인트(0.4%→0.3%) 줄었다.

특히 30대 여성의 불임 증가율이 두드러져 2006년에는 전체 불임환자의 절반 이상(50.7%)이 30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환자가 집중적으로 증가한 여성과 달리 남성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환자가 증가했다. 물론 남성도 30대의 증가율이 53.4%로 두드러지긴 했지만 나머지 연령대의 증가세도 20대 미만 32.4%, 20대 34.2%, 40대가 30.4%를 기록했다.

남성의 경우 여성과 달리 20대 미만의 불임환자도 증가세였다. 여성의 경우 20대 미만 환자는 410명에서 370명으로 9.8% 감소한 반면 남성은 37명에서 49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늦은 결혼도 한몫=여성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는 점이 불임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송인옥 제일병원 불임클리닉 교수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결혼을 늦게 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일찍 결혼한 여성 중에 아이 갖는 것을 미루다가 뒤늦게 임신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자 수가 감소하는 등 최근 들어 남성 불임도 증가하고 있다. 원형재 강남차병원 불임센터 교수는 “환경호르몬, 정신적 스트레스, 공기 오염, 술, 담배 등도 불임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시험관아기 시술 비용 지원이 불임환자를 병원으로 유도하면서 환자 수를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불임 문제를 방치하면 저출산 문제와 겹쳐 자칫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의 체계적인 불임 대책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불임, 이것이 궁금해요▼ Q: 비만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

A: 여성 불임의 10∼15%는 비만 과 관계가 있다. 살이 찌면 에 스트로겐이 과도하게 분비돼 ‘피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Q: 담배가 불임을 유발하나.

A: 호르몬 체계를 교란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 불임의 10∼15%는 흡연과 관련 있다.

Q: 성병 전력이 있으면 불임이 되기 쉬운가.

A: 성병을 앓고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나팔관 손상 등으로 불임 가능성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