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주부 직업병 날벼락


















최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P 비닐봉투 공장 인근에 거주해온 여성에게 직업병으로 보이는 폐섬유증 증상이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허모씨(주부ㆍ32)는 최근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가족력이 없는 폐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정밀검사 결과 폐섬유증이 우려된다는 판명을 받았다.
Y 대학병원 담당의에 따르면 폐에 유해가스가 꽉 차 있어 X- 레이 필름에서도 폐가 허옇게 나왔을 정도로 평범한 가정주부의 폐라고 하기엔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당초 병원에서도 폐섬유증이라고 판명했지만 단순 개인질병이 아닌 환경적인 요인이 인정되면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자는 제의를 했고 그 결과는 8월에 내려질 예정이다.
폐섬유증은 폐에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는 병으로 특정 약제나 석면폐증 등 그 요인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도 환자가 드문데다 일단 섬유화가 진행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병으로 그나마 작업장 근로자들에게서 간간히 발병되는 질환이다.

허씨 아버지에 따르면 “딸의 집으로 갈 때마다 비닐봉투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유해물질로 인해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방안으로 들어와서도 코를 톡 쏘는 인쇄시 발생되는 냄새가 났었다”고 증언했다.
중요한 것은 공장 특성상 하루 종일 기계를 가동하는 만큼 냄새가 집안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것. 냄새를 없애기 위해 창문을 열지만 공장에서 발생된 유해물질을 되레 방안으로 들이는 역효과가 발생해 창문조차 마음껏 못 열어봤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공장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이 배출되는 대형환기구가 허씨 집 창문으로 향한데다 그 거리도 불과 50~60m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허씨는 “정작 자신(공장 근로자)들은 방독면(실제로는 작업보호구)을 쓰고 일을 하면서 대형환풍기를 우리집 방면으로 돌려놓아 온갖 유해물질을 마신 셈”이라며 “이 문제로 몇 번이나 공장측에 항의했지만 바뀐 게 없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허씨는 4년 전 공장 인근으로 이사왔고 1년 전부터 시작된 어지러움증과 두통으로 병원에서 내시경을 비롯 CT, MRI 촬영 등 온갖 검사를 다 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들어오다 얼마 전 폐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 최근 허씨 상태가 더 악화 돼 구토와 실신(일주일에 2~3번)을 반복하고 있으며 딸(5세) 역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피해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다.

정윤경 여의도성모병원 산업의학의는 “(폐섬유증이라면) 흔하지 않은 병이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며 “톨루엔, 카드뮴 등 특정물질을 다루는 공장에서 직업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확한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원인 물질로부터 멀리 하는 것이며 현상황에서는 비닐공장으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우선 공장과 떨어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허씨 가족은 본지와 취재 중 7월 중순경 남양주로 이사했으며 이러한 경황을 들은 P 비닐공장 K대표까지 직접 허씨 가족에 연락하며 상태를 묻는 등 진단 결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P업체 담당자는 “한달 전 환기시설을 폐쇄했다”는 말로 마치 작업량이 줄어 폐쇄한 것처럼 전했지만 실상은 허씨 집 방면의 환기시설을 막고 다른 방향으로 냈음을 추후 밝혔으며 얼마 전에도 주민들의 악취민원으로 인해 문제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 업체에서는 비닐 제작과 더불어 인쇄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용매로 사용되는 톨루엔, 벤젠 등 유독물질 역시 문제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허씨 아버지는 “의사 앞에서 살고 싶다고 울부짖는 딸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Ga슴이 아팠지만 이번 일로 문제가 된 기업(피해 비닐공장)이 문닫는 결과는 보고싶지 않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말을 아꼈다.
반면 피해당사자인 허씨는 “수년간 들어간 병원비는 둘째치더라도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겠다”며 “그간 검사내역을 바탕으로 금주내 A병원 폐섬유증 전문가에게 다시 검진받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강재옥 기자>
 
기사입력 :200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