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었다는 이야기

'물먹었다'는 말은 흔히 무엇이 뜻대로 안 되었을 때 쓰는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하루 2ℓ, 한 되 정도의 물이 필요하고, 잠시라도 물을 안 먹고는 못 살 텐데 왜 '물먹었다'는 말이 생겼을까.

20여 년 전 물 먹인 소 문제가 여론의 초점이 되기도 하였다. 소를 팔기 전에 물을 먹임으로써 소의 체중을 늘려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고 시도한 사건이었다.

물을 먹인 소는 물 먹인 만큼 계체량에서 이득을 볼 것이다. 보통 체중의 10%정도에 해당하는 물을 먹였다고 하니 엄청난 양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물먹었다는 얘기의 어원은 아닐 것이다. 물먹었다는 얘기의 가장 근접한 어원은 물에 빠졌을 때 물 먹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보통 물에 빠진 사람이 건져 낸 후 제일 먼저 물 먹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물을 많이 먹었다면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먹는 경우 사람체중의 50%까지 먹는다고 한다.
수영장에서 수영하다가 잘못하여 물을 먹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물놀이에서 물 먹었다는 뜻은 좋은 의미는 아닌었던 게 분명하다.
그것은 먹고 싶을 때 먹는 물이 아니라 본인의 의사와는 상반되게 먹은 물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먹었다는 얘기의 어원이 무엇이든 그것이 주는 뉘앙스는 어쨋든 기분이 상쾌하지 못하다.
특히 요즈음처럼 물이 오염된 상태에서 물먹었다는 얘기는 더욱 강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