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불량식품 사례와 처벌-독일



















2004/6/12

독일에서 우리나라의 이번 `불량 만두소' 사건 처럼 `원시적 수준'의 불량식품으로 인해 사회적 파문이 일어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식품과 관련한 `자잘한' 사건 사고는 독일에서도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은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이나 유통 과정에서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다.

예컨대 식육점 주인이 제조한 소시지 품질을 철저하게 검사하지 않은 채 품질기준에 미달되는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돼 과태료를 부과받는 일은 자주 있다.
간혹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닭고기로 인해 양로원이나 유치원 등에서 집단 배탈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들이 있으나 주로 조리과정의 위생처리 소홀 때문이다.

야채에서 기준치 이상의 식물보호제 성분이 검출되거나 유기농 제품에서 극미량이지만 농약 성분이 나오는 경우들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에 자의적으로 기한을 연장한 새로운 라벨을 붙여 판매하다 적발되는 일들도 있다. 표시된 기한이 조금 지났어도 위생엔 문제가 없고 다만 맛이 변할 가능성이 있는 수준인 사례가 대부분이다.

물론 독일에서도 식품 안전 문제가 사회적 파동으로 이어지고 당국이 관리 소홀로 엄처난 질타를 받은 사례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독일 언론은 작년에 광우병 검사를 받지 않고 도축된 소가 전국적으로 1만7천여 마리인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줬다.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사망에 이르기 까지의 기록을 관리하는 연방기관인 HIT와 주정부들의 자료를 대조한 결과 대부분 실수로 인한 기재누락 등 행정착오였다. 그러나 실제로 검사를 받지 않고 도축된 소도 6백여마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후 24개월이 지난 소는 모두 도축 전 광우병 검사를 받아야 함에도 축산 농민들이 검사에 따른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주로 마을 잔치 등 자가 소비 목적이었으나 일부의 경우 시중에 판매됐으며, 도축업자들 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의 쇠고기 소비가 한때 크게 줄어드는 등 파동이 일어났다. 연방 소비자.농업부는 엄청난 여론의 질타를 받고 광우병 등 축산식품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하지만 주요 식품 제조업체들이 고의로 불량 또는 위해 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을 판매, 전 국민이 불안에 떨며 분노하는 일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인들이 위생과 건강에 민감한데다 업체들도 불량재료료 약간의 이익을 얻으려다 한 번 걸리면 엄중한 처벌을 받는데다 사회적 비난으로 인해 기업이 더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오래 전 부터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관련 당국의 관리.감시 체제도 상대적으로 더 철저하며 효율적이다. 식품 안전 에 관한 규정과 처벌 조항 등의 법규와 기준치 등은 연방 차원에서 제정하며 실질적 조사, 감시활동은 주정부들이 맡고 있다.

`연방 소비자 건강보호 및 수의학원(BGVV)'과 연방독성평가원(BfR)이 연방 차원에서 식품을 비롯해 화장품 등 건강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소비 제품을 수거해 안전도를 검사하고 단속과 기준치 마련을 위한 기본자료를 제공한다.

주정부들이 우리의 군(郡) 단위 보다 조금 더 큰 지역별로 설치한 화학.수의학검사소(CVUA)는 일상적인 정기 수거 검사와 품질 인허가 등을 맡는다.

특히 연방과 주 차원에서 여러 부처가 식품안전에 관련돼 있지만 사실상 소비자.농업부가 주관하는 일원화된 시스템에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02년엔 식품안전과 관련한 11개의 개별 법규를 `식품 및 사료에 관한 법률'로 통합한 법규(LFGB)를 제정했다.

이 통합으로 "사료에서 부터 농.축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기 까지 먹을 거리가 사람의 입에 들어오기 전의 모든 단계를 일관된 흐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소비자.농업부는 밝혔다. 또 복잡하던 관련 기준과 절차들이 투명하고 간소화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불량식품 사례와 처벌 - 프랑스  

세계적인 미식가로 소문난 프랑스인들은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는 만큼 식품안전에도 매우 까다롭다.

대형 식음료 제조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불량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통한다.

식품안전 규정을 고의로 위반한 것이 탄로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주요 대기업들은 제품 판매에만 급급하지 않고 식품 안전을 준수하고 개선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애쓰고 있다.

다만 식음료 업계에서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들이 법을 위반하고 소비자를 기만해 검찰과 경찰, 행정당국에 적발되는 사례는 종종 있다.

프랑스 언론에 오르내리는 몇안되는 식음료 관련 범죄 중 하나는 포도주 원산지 표시 기만이다. 프랑스는 포도주의 종주국으로 통해 프랑스 안에서도 국내 산 포도주가 인근 이탈리아나 독일 포도주보다 비싸게 팔린다.

이때문에 매년 가을 포도주 수확철이 되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포도주가 프랑스산 포도주로 둔갑해 시중에서 유통되곤 한다. 이같은 포도주 원산지 위장은 소규모 포도주 농가에서 행해지며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프랑스에서 3대 미식으로 통하는 거위 간 요리(푸아 그라)의 원료 조달과 관련된 범죄도 종종 발생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거위 간의 양이 많지 않고 워낙 비싸기 때문에 불가리아 등 동구에서 밀수된 거위 간이 비위생적으로 유통된 사례가 지난해 적발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광우병 파동 등 예상치 못했던 중대한 식품안전 문제가 터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악덕 업자의 소비자 기만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의외의 새로운 식품 위해 요소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유럽을 강타한 제 2차 광우병 파문은 유럽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식품 파동에 속한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카르푸, 오샹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광우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쇠고기를 판매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문제의 쇠고기들을 전량 리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슈퍼마켓들이 광우병 감염 쇠고기를 고의로 판매한 것은 아니었다. 광우병에 걸린 소 1마리가 발견되자 이 소가 사육된 농장에서 출하된 모든 쇠고기들을 수거한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시장이 얼어붙었으나 이와 별도로 당국이 광우병 가능성이 있는 쇠고기를 단시간에 수거한 것은 선진 식품유통 체계의 우수성과 이를 통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의 모범 사례로 통한다.

당국은 이미 구축돼 있던 식품 생산, 유통, 판매를 포괄하는 전산기록을 활용해 문제 소지가 있는 쇠고기 잔량을 전부 수거해 전국의 모든 쇠고기를 폐기처분하지 않고도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다.

프랑스는 높은 식품 안전 체계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식품안전문제에 대비해 ▲재무부산하 공정거래.소비.부정방지국(DGCCRF) ▲농림부 식품국(DGAL) ▲보건부 사회보건행정국(DASS) 등의 행정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품안전사고로 적발된 업주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약 4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DGCCRF가 최근 행한 적발 활동은 식당 포도주의 가짜 상표 적발, 건과일 아플라톡신 오염 적발, 어류제품의 폴리클로로비페닐 오염 적발, 커피 내 유해 물질 함량 추적 등이다.

프랑스는 식품안전에 대한 사회 의식이 높아지자 각부처에 분산돼 있던 식품 안전 연구부서를 통합해 지난 99년 식품위생안전청(AFSSA)을 발족시켰다.

AFSSA는 식품안전에 대한 종합연구기관으로 행정부에서 독립돼 있어 연구결과를 독자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AFSSA는 ▲식품안전사고가 났을 때 정부가 이를 은폐하거나 은폐 의혹을 받을 경우 투명한 연구자료 제공 ▲식품교역과정에서 안전문제가 제기됐을 때 과학적인 근거 제시 ▲ 정부에 대한 식품정책 자료 제공 등의 활동을 한다.

AFSSA는 최근 프랑스인들의 애호식품 중 하나인 연어에 대해 "지방이 많은 양식 연어에는 다이옥신, 살충제 성분 등이 많이 들어있다"며 "한달에 1번 이상 양식 연어를 먹지 말 것"을 권고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DGCCRF나 AFSSA가 발표하는 위해 식품 적발 활동 결과를 소비자들이 심각한 식품안전 문제로 받아들여 파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 기관들의 적발 결과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일반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품안전도가 매우 높고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한 채 이윤만 생각하는 기업이 발붙일 수 없는 사회풍토와 이를 뒤바침하는 제도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