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생물주권의 보물섬




















문정호 자연보전국장

최근 독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마찰이 지면을 오르내리면서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에 속해있는 작은 섬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유례없이 크다. 이러한 국민적 관심의 근저에는 ‘독도’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경제적·지정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병탄(倂呑)의 역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주권’이 침해받는다는 정서에서 기인한다.

18세기 국민국가가 형성된 이래 한 국가의 주권은 영토, 영해, 영공에서 다른 국가의 권력을 배제하는 절대적인 힘을 의미했으며 그 힘은 당연히 국민으로부터 유래했다. 독도와 관련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그러한 ‘주권’이 미치는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생물주권’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세계화 시대에 여기저기 선을 그어놓은 것도 아닌데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또 자기 나름대로 씨를 뿌리고 성장하는 생물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생명에 대한 결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효용에 맞게 자연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래 자연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그 종을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세계화와 더불어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치있는 모든 것들은 경제활동의 대상이 되었으니 한 국가에 터 잡고 살아왔던 생물도 예외는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꽃들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장미도 일본에 로열티를 주고 있으니 생물종에 대한 ‘소유권’이 경제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터이다.

지금까지 독도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진 조류는 81종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26종이 추가돼 총 107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의미에서 독도는 생물주권의 확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환경부가 작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문조사단을 구성해 4계절에 걸쳐 정밀조사를 벌인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조사결과 독도에는 멸종위기종인 매, 벌매, 솔개, 뿔쇠오리 등 107종에 달하는 조류와 울릉도 특산식물인 섬장대를 포함한 도깨비쇠고비 등 49종의 식물이 발견되었다. 또 낫돌고래도 독도 부근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땅, 우리 하늘에 깃들어 사는 이들 생물은 우리에게 매우 귀한 자원이다. 지난 2002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을 건립하고 있는 것도 생물의 이력을 관리하고 국민의 인식을 높여 우리의 생물주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 중에 문을 열 ‘국립생물자원관’에는 모두 6만여 종 100만여 점의 생물종이 전시될 계획이다.

독도는 소중한 우리의 영토일 뿐만 아니라 그곳에 깃들어 있는 49종의 식물, 107종의 조류, 160종의 해조류, 93종의 곤충들 역시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소중한 생물자원이다. 주권(主權)은 남이 알아주는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권리이다. 권리에는 응당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독도에 터 잡고 살고 있는 많은 생명에 관심을 두고 외부로부터의 무분별한 간섭에 흔들리지 않게끔 지켜갈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우리 땅에 깃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독도 주권 수호의 굳은 의지만큼 강화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