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 잠자는 씨앗  



















천연림에서는 인공림과 달리 수많은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져 살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씨앗이 땅에 떨어진다. 나무가 만드는 씨앗은 자손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지만, 숲 속에 사는 여러 동물들의 소중한 먹이가 되기도 한다. 흙 위에 떨어진 씨앗 가운데는 바로 싹을 틔우지 않고 낙엽 아래나 흙 속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데(休眠), 이러한 것들이 흙 속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만일 숲의 흙 속에 묻힌 씨앗이 죽더라도 매년 새로운 씨앗이 공급되기 때문에 흙 속에는 항상 씨앗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숲을 Seed Bank(종자 은행)라 부르기도 한다.

숲에서 나무가 넘어지거나 늙어서 죽으면 공간이 생기게 되고, 이에 따라 온도나 빛 등의 환경이 바뀌게 된다. 흙 속에 묻힌 종자는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자극을 받아 싹을 틔게 되며, 다음 대를 잇는 후계수로 자라 숲의 영속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면 땅 속에 묻힌 종자는 얼마나 긴 세월동안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땅 속에 묻혀 10년에서 100년 정도 사는 종자는 얼마든지 있으며, 영구동토(永久凍土)나 수 천년 된 유적이 발굴될 때 유물과 함께 발아력을 간직한 씨앗이 발굴된 예가 있듯이 종자의 생명력은 수천 년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