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tsunami)의 사회학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40만명 사망설이 나오는가 하면 살아남은 사람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구촌 재앙에 대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글로벌 시민사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진해일로 인한 지구촌의 움직임을 사회학적 시각에서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이번 남아시아 지진해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사회학적 측면에서는 어떤 점이 지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흥주>
먼저 지진해일로 인한 수십만 명의 사망자의 명복을 빌며 빠른 복구를 기원합니다. 이번 남아시아 지진해일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연재앙이 한 지역이나 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지구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시각입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백은 이러한 ‘위험의 전지구적ㆍ전인류적 성격’을 감안하여 최근의 지구촌을 ‘세계위험공동체’로 개념화하고 있는데요. 경제의 세계화, 문화의 세계화 경향과 더불어 ‘환경재앙의 세계화’가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둘째, ‘자연재앙의 세계화’에 대한 대응과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입니다. 국가차원의 세계질서에서는 현실적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이 더욱 필요하죠.

개발과 성장을 통한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근대국가들의 냉혹함과 이기적 속성 때문에 전지구적 환경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근대국가의 대응은 자국의 이해관계 중심이죠. 최근 기후협약을 둘러싼 근대국가의 갈등과정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NGO 활동입니다. 이번 지진해일에 대한 세계 각 국 지원활동의 이면세계는 철저한 시장논리와 정치논리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반면에 글로벌 NGO의 활동은 국가차원의 이해관계를 떠나 보편적 인간주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죠. 때문에 자연재앙의 세계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을 가질 수 있고, 실제로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자>
이번 지진해일에 대한 각국의 지원이 대단한데요. 방금 지적했듯이 여기에도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이 개입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이죠.

<김흥주>
최근 우리 언론들이 남아시아 피해지역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분은 “결국에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여 궁극적으로는 우리 시장을 확대하자는 것이죠. 여기에 덧붙여 우리와 경쟁대상인 다른 국가들의 지원규모를 보면서 우리의 지원규모도 결정하고 있죠. 대학입시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이 바로 세계 각국의 지원활동 이면에 숨겨져 있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모습입니다. 현재까지 45개국에서 20억 달러를 넘는 구호성금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언론들은 이를 보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지원 배경에는 철저한 시장논리와 정치논리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소극적 대응을 보이다가 최근에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가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유럽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더욱 암울한 것은 지원규모가 약속일뿐이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3년 이란 대지진 때에도 세계 강대국은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 집행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회자>
이번 지원에 글로벌 NGO의 활동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우리 시민단체의 움직임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김흥주>
공식적인 정부기구(GO)의 대응이 정치논리, 시장논리에 매몰되어 있다면 글로벌 NGO의 활동은 지구촌 전체를 관통하는 보편적 인간주의에 의한 것이기에 활동효과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전염병 위협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구호활동을 벌이는 단체가 바로 글로벌 NGO들입니다. 정치적 명분 쌓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세계 각국을 움직여 지원금액을 확대하고 집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이들 글로벌 NGO의 압력 때문입니다. 좀 전에 지적했듯이 울리히 백의 ‘세계위험공동체’를 주도하는 것은 ‘세계내적 정치’이며 이의 주체가 바로 글로벌 NGO들입니다. 그만큼 활동 폭이 크고 향후 지구촌의 중심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 시민단체도 이전과는 달리 남아시아 지원활동에는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지구촌 나눔운동, 경실련, 지구촌 공생회 등 여러 단체들이 연대하여 지원활동을 펼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사실 우리 시민단체의 활동은 그 동안 지나치게 국내 정치나 사회적 이슈에 집중되어 있어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응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원활동을 계기로 글로벌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
이러한 자연재앙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 같은데요.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죠.

<김흥주>
개발과 성장 패러다임에서 생태 중심, 공동체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근대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겠죠. 이제 지구촌은 하나로 묶여져 있습니다. 민족국가의 편협함에서 벗어나 지구촌 전체가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시민단체의 글로벌 활동도 더욱 확대할 필娥?있죠.

(불교방송, [아침저널-김흥주의 사회분석] 방송내용, 1월 6일 07:35-0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