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 어떻게 볼 것인가?


















김정욱

19세기 들어 과학이 발달하고 진화론적인 사고가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은 인류의 앞날을 대단히 낙관적으로 보았다. 앞으로는 장구한 시일을 요하는 생물학적이나 지질학적인 진화가 아니라 과학의 발달이 인류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고 이 땅을 낙원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전쟁문제는 사람들을 잘 교육시켜 의식을 일깨우면 해결되고 식량이나 가난이나 질병이나 그밖에 인간의 모든 고통과 수고는 과학기술이 해결해 주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과연 20세기에 들어서서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다. 그리고 기대했던 대로 많은 희망적인 결과들이 나타났다. 교육사업이 크게 일어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움의 기회를 갖게 되어 인류의 지식수준이 크게 높아졌고 언론매체를 타고 정보가 지구 구석구석까지 전달되면서 세상물정에도 눈이 밝아졌다. 유아 사망률이 떨어져서 예전에는 될수록 많이 낳아서 그 중에 살아남는 자식 몇 명만 키우던 것이 지금은 낳는 대로 거의 다 살아남기 때문에 골라서 낳는 세상이 되었다. 평균 수명도 이, 삼십 세에서 육, 칠십 세가 넘도록 크게 늘었다. 말더스가 걱정하던 식량 문제도 오히려 식량증산이 인구증가를 앞질러 지금은 너무 많이 먹어서 뚱뚱한 것을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지구의 경제규모가 100년만에 50배나 커지면서 인류는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절망적인 징조가 압도적이다. 지식수준이 높아졌다지만 인간의 잔학성이나 전쟁의 위험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 대전 중에 독일과 일본이 저지른 소름끼치는 만행, 그리고 지금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잔학한 모습은 지식수준이 인간성을 전혀 개조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전 인류를 수십 번 죽이고도 남을 핵무기는 전쟁의 위험이 오히려 극대화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의학의 발달로 유아 사망률이 줄었다지만 또 많은 생명들은 태어나기도 전에 그 의학에 의해 낙태 당해 죽는 불행을 겪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암이나 에이즈 같은 고통스러운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리고 장애아로 태어나 고통스럽게 살다가 고통스럽게 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러시아에는 열 명 중에 한 명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70만명이 태어나는 중에 5만명이 나면서부터 장애아라고 한다.

식량생산이 인구증가율을 앞질렀다지만 선진국에서나 식량이 남아돌 뿐이고 굶어 죽는 인구는 오히려 해가 갈수록 증가해 왔다. 경제가 크게 발달했다지만 부유한 나라들만 더 부유해졌지 가난한 나라들은 옛날보다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그러나 이 경제를 지탱하는 자원인 에너지와 광물자원이 그 한계를 보이고 있고 삼림, 흙, 바다 등이 척박해져가고 있기 때문에 장래 전망은 밝지 않다. 지구가 크지 않고 가만있는데 지구 경제가 어떻게 자꾸 클 수 있는가? 지구 생태계에서 멈출 줄 모르고 자꾸 크는 것은 암밖에 없다. 암의 종말은 죽음이다.

그리고 그 죽음을 재촉하는 자연재난의 징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구의 기후변화, 오존층 파괴, 사막화, 생물의 멸종,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오염물질의 확산, 새로운 질병의 등장 등이 그것이다.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의 징후들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충청도 이북에서 안 된다던 감이 경기도, 강원도로 올라왔고, 경상도의 사과가 충청도로 올라왔고, 포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빙하가 녹아 없어지고 있고 스위스에서는 예전에 해발 800 미터에서 타던 스키를 지금은 해발 1300 미터 올라가야 탈 수 있다. 지금 지구 곳곳에는 폭우, 홍수, 가뭄, 태풍이 기록을 거듭 갱신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열대 지방에서 퍼지던 전염병이 북상하고 있다.

주로 에너지 산업에 관련하는 전문가들 중에는 지구 온난화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의 기온 상승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후의 변화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UN에서 조직한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 Inter-governmental Pannel for Climate Change)에서 전 세계 2,500여명의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연구한 결과는 이를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결론짓고 있다. 적외선을 흡수하여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기체들인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냉매로 쓰이는 CFC 등이 지난 100년 사이에 갑자기 늘었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여 65% 정도의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산업화 이전에는 대기 중에 250 ppm이던 것이 지금은 360 ppm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이대로 가면 21 세기의 중엽이후에는 500 ppm을 넘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래서 다음 세기의 말까지는 더워진 기온으로 인하여 빙하가 녹아 지구의 해수면이 65 cm 이상은 상승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온이 더워지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어디보다도 주거지와 농경지가 먼저 바다에 잠겨 인류가 생활의 터전을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리고 홍수, 폭우, 가뭄, 태풍이 세어지고 전염병이 창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에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석탄과 석유를 한꺼번에 다 태운다면 이산화탄소는 지금의 다섯 배로 늘어나리라고 예상된다. 이럴 경우에 지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만약에 이 때 지구의 빙하가 다 녹는다면 해수면은 60 내지 70 m 상승하게 되어 지구 대부분의 인간의 주거지와 농경지가 바다에 잠기게 된다. 지금은 기후변화를 인류가 21세기에 공동으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오존층의 파괴도 지구를 위협한다. 오존은 지상 10 - 50 km의 성층권에 존재하여 파장이 0.29 마이크론보다 짧은 광선, 즉 강한 자외선이나 우주선, 감마선 등을 차단하여 지구의 생물을 보호하는 구실을 한다. 말하자면 외계로 여행하는 우주인들이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하여 쓰는 우주복의 구실을 지구에서는 오존층이 하고 있는 셈이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물질로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많이 나오는 일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2) 같은 질소산화물, 그리고 유기물질이 썩을 때 나오는 메탄가스(CH4) 등의 물질도 거론되지만 그 중의 가장 잘 밝혀진 원인으로는 CFC(chloro-fluoro-carbon: 염화불화탄소)을 들 수 있다. CFC는 탄소에 염소와 불소가 결합한 화학물질들을 일컫는다.

CFC는 1929년에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에 의해 냉장고의 냉매로 발명되었다. 이후로 이 CFC는 기적의 물질로 불리면서 용도도 다양해져서 분무 약품의 분무 추진제로 쓰이기도 했고, 플라스틱의 거품을 만드는 발포제, 또 전자제품 회로를 세척하기 위한 용제 등으로 그 용도가 넓어지고 사용량도 많아졌다. 이 CFC는 어디에 있든지 결국은 기체가 되어서 대기로 나오게 된다. 대기로 나온 CFC는 분자확산운동에 의해서 결국은 성층권 위에까지 서서히 확산된다. 성층권에 오른 CFC는 오존층이 미처 거르지 못한 강한 자외선을 받아 분해되면서 염소 원자(Cl)가 떨어져 나오게 된다. 그러면 이 염소 원자는 오존을 깨면서 일산화염소(ClO)를 만든다. 그 일산화염소는 또 다시 오존을 깨고 또 염소원자를 만든다. 그러면 이 염소원자는 또 다시 오존을 깰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오존을 깨는 반응은 꼬리를 물고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이 반응이 계속 되다 보면 CFC 한 개 분자는 수십만 개 가량의 오존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많아지게 되면 피부암을 비롯한 피부병의 피해가 늘어나게 된다. 특히 피부에 멜라닌(melanin) 색소가 적은 백인들이 피부암에 더 잘 걸리고 있다. 백인들의 피부 암 발병률이 해마다 눈에 띄게 늘어서 미국과 호주에서는 피부암에 걸리지 않게 일광욕을 조심하라는 경고까지 하고 있다. 만약에 앞으로 오존층이 1% 더 파괴되면 미국에서 피부 암 환자는 2%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미국에서 그 2%라는 것은 1년에 1만 명의 피부 암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오존층이 파괴되면 주로 피부암과 같은 피부병에 관심을 가지지만 실은 이것은 모든 생물에 영향을 미친다. 생물의 세포가 강한 자외선을 받아서 파괴되기 때문에 모든 생물이 견뎌 내지를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존층의 파괴는 생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먹이 연쇄를 통하여 간접적으로도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모든 생물들의 에너지의 근원은 육지의 식물과 물 속의 식물 플랑크톤들이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데에 있다. 그래서 이들 식물과 식물 플랑크톤들이 강한 자외선을 받아 광합성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이는 결국 식물과 식물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모든 육상 동물들과 수중 생물들에게도 피해를 입혀 생태계가 더욱 빈약해 질 수밖에 없다.

1977년 이전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던 오존층은 갑자기 손상되기 시작하여 1983년에 그 사실을 확인하였고 지금까지는 남극 상공에서 절반이, 칠레 남부의 상공에서 1/4이, 북반구 지역에서  3 % 정도가 얇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에는 북극의 상공에서도 남극에서와 비슷한 파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파괴는 고위도로 올라갈 수록 정도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1987년에 맺어진 몬트리올 협약에 의하면 선진국들은 1999년까지 CFC의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고 후진국들은 이후 10년간 대체기술을 마련하여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유를 주게 되어 있다. 이 협약에 의하여 CFC의 생산이 크게 줄어 이 협약이 인류가 공동으로 실천한 가장 성공적인 협약중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은 줄었지만 지금까지 배출해 놓은 CFC가 그대로 남아 있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오존층의 파괴가 그간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관측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급속도로 사막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생태학적으로 농경지로 부적합한 지역을 무리하게 개간함으로 인하여 일년에 600만 ha 의 농경지가 완전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으며, 또 일년에 1,100만 ha, 즉 남한만한 면적의 삼림이 벌채되고 있는데 이의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국 사막으로 변하고 만다. 이 속도면 20-30 년이면 인도 대륙, 40-50년이면 중국이나 미국 만한 땅이 사막으로 된다.

중국은 지금 전 국토의 절반 이상이 완전한 사막이다. 춘추전국시대에만 하더라도 순자에 의하면, 당시 중국의 가장 서쪽 끝에 위치한 '진(秦)나라는 산림이 무성하고 계곡이 아름다우며 천연자원이 풍성하더라'고 한다. 또 당시 중국의 풍성한 자연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대지에 곡식을 생육하되 손질만 잘하면 고랑마다 수분(數盆)의 양을 수확할 수 있고, 어류는 계절마다 떼를 지어 흐르고, 조류는 해상의 구름처럼 번식하고, 곤충 만물이 다 그 속에 있어 먹을 것은 얼마든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옛 진나라 땅은 거의 사막이다. 이때만 해도 황하 유역은 절반 이상이 밀림이었으나 지금은 밀림은 다 사라지고 산림면적이 5%도 안 남았다. 나무도 풀도 없는 땅에 내린 비가 토사를 강바닥에 퇴적시켜 지금 황하와 양자강은 하늘 위를 흐르는 고가 하천이 되어버렸다. 양자강 유역의 우한 시는 시의 가장 높은 빌딩의 꼭대기가 양자강 밑바닥보다 낮다. 황하에는 씻겨 내려온 토사가 하구에 쌓여 일년에 1km 씩 당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장래는 이 사막화되어 가는 땅을 어떻게 보전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미국도 짧은 역사에 많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서부는 100여 년 전만 해도 기름진 땅이었다. 초지의 시커먼 흙은 아주 기름지고 두터웠다. 그러나 비가 잘 오지 않는 이 땅에 멀리 큰 댐을 지어 마음껏 물을 끌어와 농사를 짓자 물은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 소금 땅으로 변하기도 하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농사를 짓다가 지하수가 말라버려 많은 땅들이 100년도 되지 않아 황무지로 변했다. 미국의 중서부는 지난 100년 동안에 지하수위가 평균 10 미터 이상 내려갔다. 플로리다에서는 거의 모든 강들을 직선화하여 수로로 만들어 습지의 물을 빼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 1920년대 후반이었다. 반대로 플로리다는 너무 비가 많이 와서 농토의 흙이 지금까지 150 센티미터 이상 씻겨 없어지고 지금 남은 흙은 20-30 센티미터밖에 남지 않았다. 미국식의 영농 방법으로는 땅을 100년 이상 보전하기가 어렵다.

가장 비참한 것은 아프리카이다. 에티오피아는 100년 전만해도 전국토의 절반이 밀림이었으나 지금은 삼림이 거의 다 사라졌다. 르완다도 100년 전까지는 국토의 80%가 밀림이고 땅이 아름다워 '아프리카의 스위스'라는 별명을 얻었으나 지금은 삼림이 10%도 안 되고 황폐한 땅으로 변했다. 아프리카는 100년 전만 해도 밀림의 대륙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사막과 굶어죽는 땅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륙에서는 삼림이 있어야 비가 만들어지고 또 삼림이 내린 비를 저장하여 홍수와 가뭄을 막아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의 피해를 입는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19660년대에 연간 가뭄 피해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1,850만 명이었는데 이것이 70년대에는 2,440만 명으로 집계되었고 80년대에는 아프리카에만 3,500만명 인도에 1,000만 명이었다. 가뭄뿐만 아니라 홍수 피해도 해마다 늘어났다. 60년대에 연간 520만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70년대에는 1,540만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 지금은 전 육지의 1/3이 사막 아니면 황무지이고 전 인구의 20%가 사막에 살고 있다.

지구상에는 또 수많은 오염물질들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승리라고 주장하면서 많은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고 환경에 퍼뜨려 놓았다. 그렇지만 자연에 있는 생물들은 그런 물질들을 본 적도 없고 분해할 줄도 모른다. 이렇게 분해가 안 되는 물질들은 자연에 계속 남아 있게 마련이다. 이런 물질들은 또한 인간을 비롯한 생물들의 체내에 농축이 이루어지면서 여러 가지 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유기염소화합물들이 독성이 강하고 분해가 잘 되지 않아서 주의를 끌고 있다.

이들 유기염소화합물들이 생태계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순환하면서 생물들에게 피해를 입히나 하는 것은 다음의 예들에서 잘 증명되고 있다. DDT는 2차대전 중에 발명된 살충제인데 모기와 같은 해충을 박멸하기 위하여 열대와 온대 지방에 주로 뿌려졌다. 그리고 PCB(Polychlorinated biphenyl)는 절연물질로서 변압기 등에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지금은 먹이순환법칙을 타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서 DDT와 PCB가 검출되고 있다. 태평양의 바다에서는 이들 물질들을 검출하기 어렵지만, 그러나 태평양의 알래스카와 베링해에 서식하는 바다사자의 지방과 간에서 수십 ppm 단위의 DDT 와 PCB가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생물들이 얼마나 이들 오염물질들을 체내에 잘 모으는지 알 수가 있다.

미국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독수리류의 알은 거의 60%가 부화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 알들에서도 DDT, PCB, 다이옥신(dioxin) 같은 오염물질들이 상당량 검출되고 있다. 이런 오염물질들 중에는 암을 일으키고, 기형을 낳거나, 번식률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물질들이 많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런 독성 유기화학물질들은 생물체에서 마치 생식 호르몬처럼 행세를 하기 때문에 미량의 농도로도 그 피해가 크다고 알려지고 있다. 쥐에 64 ppt(체중 1 kg에 64  g)의 다이옥신을 주입한 결과 암놈은 빨리 발정하고 수놈은 정자가 줄고 기형이 되며 암놈처럼 행세를 했다고 보고 되고 있다. 그런데 유럽 21개국 15,000명의 남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들의 정자밀도가 지난 50년 동안에 절반으로 줄었다고 보고되어 이것이 바로 이런 환경오염의 영향이 아닌가 하여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런 물질들을 내분비교란물질, 흔히는 '환경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흔한 장애아 출산, 어린이의 조숙한 성장, 야생생물들의 번식율 감소 등이 환경 호르몬의 영향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 호르몬 중에 가장 독성이 강한 것이 다이옥신이다. DDT나 PCB 같은 오염물질들은 생체 체중의 백만분의 일 수준인 ppm(parts per million) 단위로 말을 하지만 다이옥신은 또 그의 백만분의 일 수준인 ppt(parts per trillion) 수준에서 영향을 일으킨다. 다이옥신 과 같은 환경 호르몬 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염소화합물의 범람에 있다. 전 지구적으로 사용되는 염소의 절반가량이 플라스틱을 제조하는데 쓰이고, 다이옥신은 90% 이상이 쓰레기를 태울 때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이 다이옥신 발생량이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 제 3위이다. 쓰레기를 많이 소각하기 때문이다.

삼림과 습지와 같은 생물들의 중요한 서식지가 파괴되고 환경 호르몬과 같은 오염물질이 범람하며 오존층의 파괴로 강한 자외선이 침입하고 기후가 변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지금 지구상에는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어가고 있다. 현재 매년 1%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어서 앞으로 20년 내지 30년이 지나면 지구에 있는 생물 종의 1/4이 멸종하리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생물들이 이와 같은 속도로 멸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생물들은 바로 우리 생명의 기반이고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재료이고 생활의 지혜의 근원이다.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야만 생태계가 안정성을 갖게 되는데 이 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나타나는 광우병, 돼지 콜레라, 조류독감, 사스와 같은 이상한 질병들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깨뜨리면서 불러들인 질병들이다. 가축들에게 돌아다니는 이런 질병들은 가축들이 인간에 의해 극심한 학대를 받으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풀을 먹어야 할 소에게 고기를 먹이다 나타난 것이 광우병이다. 광우병은 가축의 내장을 가공한 사료를 먹인 소에 나타난다고 알려지고 있다.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에 감염된 고기를 먹은 소는 광우병에 걸리고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은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옮겨간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고기를 먹은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병을 얻었는데 이것이 O-157이라는 병이다. 돼지나 닭을 좁은 우리 안에 몸을 옴짝달싹도 못하게 가두어 놓고는 유황이니 뭐니 하는 짐승들이 먹을 수 없는 사료를 억지로 먹이고는 빨리 자라도록 성장호르몬을 먹이고 또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항생제를 먹인다. 알 낳는 닭들은 알을 많이 낳도록 하기 위하여 밤에 잠도 못 자게 불을 환하게 켜놓고, 삼계탕 닭들은 또 먹인 사료가 최대한 살로 가도록 하기 위하여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자도록 캄캄하게 만들어서 3주간 키우고는 도살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학대받는 짐승들은 쉽게 병에 걸린다. 일단 병이 한번 돌았다 하면 일대의 모든 가축들이 모두 생매장을 당한다. 인간들이 자연 생태계의 깊은 곳까지 침범하면서 일부 깊은 숲속의 생물들에게만 돌아다니던 질병들을 그 병에 대한 면역이 없는 다른 짐승, 특히 학대받는 가축들과 사람에게까지 퍼뜨린 것이 조류독감이니 사스니 에이즈니 하는 질병일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생태계 교란이 계속되면서 이런 질병들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는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계속 살아갈 수가 없다. 지금과 같은 경제활동을 뒷받침할 만한 자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르는 환경재난을 또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이러한 재난이 인간의 죄악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여호와께서 이 땅 거민과 쟁변하시나니 이 땅에는 진실도 없고 인애도 없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없고 오직 저주와 사위와 살인과 투절과 간음뿐이요 강포하여 피가 피를 뒤대임이라. 그러므로 이 땅이 슬퍼하며 무릇 거기 거하는 자와 들짐승과 공중에 나는 새가 다 쇠잔할 것이요 바다의 고기도 없어지리라’ (호세아 4:1-3).
창세 이래로 이 피조세계는 인간이 범죄함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아왔다. 현대의 물질문명시대에 이르러 인간은 자연을 착취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노력해 왔다. 그리하여 자연에 가한 대규모의 파괴가 곧 인간의 승리인 것으로 인식하여 왔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인간의 승리가 아니라 오히려 재난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싸워 이기는 행위를 미덕으로 기려왔으나, 인간은 결코 자연을 거슬러 싸워서는 이길 수가 없다. 자연법칙에 순응해서 자연을 지키고 가꾸며 살아야 한다. 성경에는 에덴동산을 “가꾸고 지키도록 (to dress and to keep)” 사람을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2:15).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은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다. 예수님께서도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명령하셨다(막 16:15, 롬 8:21, 골 1:23). 우리는 마땅히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따라 이 땅을 가꾸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장차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정책은 시대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바뀐다. 그러나 자손 만대가 살아야 할 이 지구 생태계의 기본적인 모습은 바뀔 수가 없다. 경제논리에 따라 땅을 이리저리 요리하면 당분간은 좋은 것 같으나 언젠가는 인류는 망한다. 장구한 앞날을 바라보고 땅의 질서에 따라 이 땅을 가꾸어야만 오래오래 지켜나갈 수가 있다. 인류의 앞날을 위협하는 문제가 분명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그 원칙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길을 찾아갈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책에서 새 천년에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