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봄여름 패션코드 ‘로맨틱 미니멀리즘’

..:World Fashion Photos & Fashion Shows:..

....















《“디자이너는 컬렉션 공기만 마셔도 건강해진대요.”

7일 오후 2시 서울컬렉션 현장. 이제 막 쇼를 끝낸 디자이너 박윤수 씨의 눈에 눈물이 언뜻 비쳤다. 땀과 정열을 바쳐 완성한 ‘창조물’을 무사히 선보인 뒤 느끼는 감동 탓인 듯했다.

패션단체 ‘스파(SFAA)’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컬렉션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열정이 느껴져 좋다”면서 “벌써 다음 컬렉션 콘셉트를 정했으니 6개월 뒤에 보자”고 말했다.

겨울이 소리 없이 찾아온 11월. 디자이너들은 이미 내년 봄여름 패션에 빠져 있다. 1년에 2번, 다음 계절의 패션 경향을 미리 점쳐보는 컬렉션 시즌이기 때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07 S/S 부산 프레타 포르테’가 열린 데 이어 서울무역전시장에서도 ‘2007 S/S 서울컬렉션’(1∼10일)이 개최됐다.

두 컬렉션을 통해 80여 명의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선보였다.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내년 봄여름 패션의 공통점은 ‘로맨틱 미니멀리즘’. 과도한 장식 대신 자연스러운 디테일을 중시했다.

‘겨울 코트로 몸 가릴 생각 말고 미리 미리 다이어트에 정진하라’는 메시지도 감지된다. 디자이너들이 유행 코드로 내세운 시폰 드레스가 몸에 ‘착’ 감기려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스커트 때문에 뚱뚱해 보이지 않으려면, 결국 ‘말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서울… 도회적, 낭만적, 자연스러움

많은 디자이너가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를 활용해 도회적이면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봄여름용 옷이면서도 화사한 파스텔톤 대신 절제된 세련미를 택한 작품이 많았다.

60회나 되는 릴레이 패션쇼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인물은 한국 패션계의 대모(代母) 이신우 씨. 8년 만에 컴백한 이 씨는 흑과 백, 남과 여, 그리고 공존지대인 회색을 절제된 라인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디자이너 김동순 씨의 딸로 2세대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송자인 씨. 그도 블랙과 화이트, 드레스와 운동화, 헐렁한 배기 팬츠와 달라붙는 스키니 팬츠 등 상반된 이미지를 섞어 독특한 쇼를 꾸몄다.

박윤수 씨는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파라다이스’를 콘셉트로 잡았다. 무대에 정글 분위기를 연출하고, 그린과 금색(살색과 비슷한)을 적절히 결합해 도심 속의 자연을 느끼게 했다.

윤은혜, 엄지원, 명세빈 등 스타 군단이 찾아온 디자이너 지춘희 씨의 쇼는 ‘볼륨’이 특징. 풍선처럼 부푼 벌룬스커트에 몸 라인이 드러나는 재킷이 눈길을 끌었다.

○부산…믹스 & 매치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디자이너 리처드 채, 파리 디자이너 피에르 앙리 마투 등 해외 디자이너들이 화제가 됐다. 여기에 웨딩드레스 라인을 런칭한 조성경 씨, 소녀스러움의 상징 손정완 씨가 가세해 부산 패션계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조 씨는 갓 결혼한 주영훈 이윤미 부부를 무대에 올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날 몰린 관객만 1000여 명.

손 씨는 ‘뉴 셰이프’를 주제로 1980년대의 드라마틱한 옷 라인에 1960년대의 여성스러움을 섞었다. 볼륨과 스키니의 ‘믹스 & 매치’인 셈이다.

그는 “늘 다른 문화를 접하며 영감을 얻는다”면서 “창조의 작업은 죽어가는 나의 세포를 되살리는 노화방지 비법”이라며 웃었다.

리처드 채는 여름날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우아한 여성을 표현하며 시크한 뉴욕 패션을 선보였다. ‘편안한 엘레강스’가 느껴지는 하늘하늘한 화이트 블라우스와 배기팬츠 등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