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처럼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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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과 그의 연인들’ ‘도시의 유랑민’ ‘16세기 이탈리아 예술’…. 패션의 세계는 애매모호한 말로 가득하다. 나폴레옹과 패션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갑자기 왜 16세기가 튀어나오는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디자이너들은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컬렉션에서 이같이 애매모호한 ‘콘셉트’를 화두로 던진다. 풍부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디자이너의 콘셉트는 의상을 통해 구체화된다. 특히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주요 컬렉션에 등장한 콘셉트와 의상은 전 세계 패션계에 강한 영감을 준다. 이들의 콘셉트는 일상에서 재해석되며 새로운 유행을 주도해 나간다. 올가을, 유명 디자이너들은 어떤 콘셉트와 의상을 선보였을까. 당신의 가을 쇼핑에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줄 그들의 콘셉트를 알아보자.》


● 귀족


올가을엔 ‘귀족’에 관심을 가져보자. 과거 유럽 상류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들이 대거 귀족 트렌드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곧 개봉하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와 19세기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 대관식’을 떠올리면 된다. 돌체 앤 가바나는 올가을과 겨울의 컬렉션 콘셉트를 ‘나폴레옹과 그의 연인들’로 정했다. 나폴레옹이 입었을 법한 황제의 군복과 황후 조세핀의 엠파이어 드레스에 주목했다.


에트로는 16세기 유럽 왕실로 눈을 돌렸다. 여왕을 주제로 벨벳, 새틴 등 고급 직물을 사용했다. 여우사냥에 입고 나가면 좋을 듯한 승마용 재킷도 특징.


영국식 체크도 올가을 빼놓을 수 없는 유행 스타일. 모스키노는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체크무늬를 대거 선보였다. 알렉산더 맥퀸도 영국식 체크를 차용한 원피스와 스커트 등을 내놓았다.


● 블랙, 골드, 레드



올가을엔 블랙, 골드, 레드가 인기 색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왼쪽부터 알베르타 페레티의 블랙 미니드레스, Y&Kei의 골드 블라우스, 모스키노 칩앤시크의 레드 미니드레스.  


작년 가을과 겨울에 부활한 블랙. 올해도 어김없이 블랙이 ‘미니멀리즘(장식을 최소화하는 심플한 룩)’의 유행을 이어간다.


새틴, 벨벳처럼 고급 소재로 된 블랙은 절제된 세련미를 상징한다. 소매나 목 라인을 자수로 장식하면 상류사회의 요조숙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1980년대 ‘글램 룩(화려한 록스타에게서 영감을 얻은 룩)’의 상징인 골드도 올가을 인기 색상. Y&Kei는 바삭거리는 황금색 드레스를 선보였다. 블랙과 함께 전통적인 세련미의 상징으로 꼽히는 ‘레드’도 주목할 만하다. 돌체 앤 가바나, 모스키노 칩앤시크는 붉은색을 고급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 볼륨



마크 제이콥스는 자기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주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선보였다.  

풍선과 튤립, 종. 올가을 실루엣은 이 세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동글동글한 어깨 라인에 볼륨이 느껴지는 소매, 튤립 모양 스커트가 대세로 떠오른 것.


발렌시아가는 멀리서 보면 거대한 종처럼 보이는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동그란 어깨라인과 승마 모자의 조합이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우아함이 느껴진다.


뉴욕 컬렉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그는 ‘도시 유랑민’을 주제로 다양한 레이어드 룩을 선보였다. 자기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은 느낌의 ‘오버사이즈 핏’, 커다란 옷으로 몸을 둘둘 말아 놓은 듯한 실루엣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