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사다주는 대로 입던 습관 이젠 사절

..:World Fashion Photos & Fashion Shows:..

....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패션브랜드 ‘타임’의 박승근 비주얼상품 수석팀장은 “오래 입어서 낡은 청바지와 물 빠진 청바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바지를 배꼽까지 끌어올려 입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슈트 재킷은 박스형이 아니라 허리선이 들어가야 오히려 날씬해 보이죠. 회색이나 브라운을 ‘노색’이라고 생각하고 빨간색이 젊어 보인다고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상식입니다. 원색은 탄탄하고 밝은 피부가 아니면 어울리기 어려운 반면, 브라운 컬러는 중·장년 남성의 로맨틱한 느낌을 돋보이게 합니다.”

6·25전쟁이 끝난 뒤에 태어나 70년대 통기타와 청년문화를 경험하고 현재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가 된 베이비붐 세대의 남성들은 패션에 대한 의식에서 앞뒤 세대와 큰 단절을 겪는다.


전쟁 전에 태어난 세대의 옷에 대한 생각은 아버지 세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 남성들은 최초의 서구 패션이라 할 청바지를 접하면서 청년기를 보냈고, 이후엔 20년 넘게 ‘사회적 성공’의 상징인 양복과 넥타이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들은 독재정권에 저항할 때도 똑같이 ‘넥타이 부대’였다.

“우리 또래가 청바지를 좋아한 첫 세대일 겁니다. 서구 문화에 대한 초기적 선망이랄까요. 하지만 패션이란 개념은 없었고 옷 입는 법에 대해 교육받을 기회도 전혀 없었어요. 옷이란 아내가 사다주면 그냥 입는 것이었죠.”

청바지에 브라운색 니트를 멋지게 갖춰 입은 정범구(52) 전 국회의원의 말이다. 그는 독일 유학 시절 남자들의 ‘패션’에 대해 눈을 떴다고 말한다. 방송인인 그는 자신의 옷을 직접 구입하고 있는데 “‘메이커’와 ‘브랜드’를 보고 옷을 사는 젊은 세대의 생각에는 저항감을 느낀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