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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통제할 수 있어야


'화는 우리를 피 토하게 하고 죽게 할 수 있다.' 틱낫한 스님의 말이다. 맞고 들어온 아들을 보고 화가 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개인의 상황과 성숙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반응이 나타나겠지만, 단순무지하게도 아버지는 '편들어 줄 테니 때리고 사과 받아라'며 주먹을 휘둘렀다.

아무리 자식이 끔찍하다 해도 생각 있는 부모라면 결코 하지 않을 일이다. 더욱이 그는 '재벌'이며 그룹의 CEO다. 세간을 시끄럽게 만든 김승연 회장의 이 같은 분노표출은 극히 부적절하고 세련되지 못했을 뿐 더러 치명적이다.

순식간에 주가가 하락했고 기업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으며 재벌은 또 한번 입방아에 올랐다. 많은 리더십 서적과 전문가들이 "화를 내는 것보다는 화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진짜 카리스마"라고 주장한다.

안팎으로부터 끊임없이 감정 상하는 자극과 도전을 받는 것이 대부분 리더의 환경이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자질이 평가될 수 있다는 말이다.그렇지만 치미는 화를 조절하는 일은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

화가 나면 사고능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화 나면 눈에 보이는 게 없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를 꾹꾹 눌러 참는 것도 좋지 않다.

1998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중년남성 537명을 4년간 추적 조사해보니 '화를 터뜨리는 것(Anger-out) 과 반대로 화를 삭이는 것(Anger-in), 양쪽이 똑같이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 시작 시점에는 모두 정상혈압이었지만 4년 후 104명이 고혈압으로 진행됐다. 화를 내거나 삭이는 지수가 1씩 올라갈 때마다 양쪽 모두 고혈압 발병 가능성이 12%씩 커졌다. 이는 화를 조절할 줄 아는(anger-controlled) 사람들의 2배 수치였다.
 
화는 함부로 표출되거나 무조건 억제 되기 보다는 세련되게 조절되어야 한다. 스피엘베르거는 분노의 표현 양상을 표출, 억제, 통제의 세 유형으로 나눴다.

분노 표출은 화가 나면 겉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욕하고 화난 표정을 짓고 말다툼과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분노 억제는 화가 나면 오히려 말을 하지 않거나 사람을 피하고 남을 비판하는 경우다. 분노 통제는 화가 난 상태를 자각하고 조절하면서 진정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리더의 감정은 전염성과 확산속도가 빠르고 그 파급영역 역시 넓기 때문에 리더는 분노를 통제 할 수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 실지로 화를 내지 않기로 유명한 사장님 한 분은 화가 나면 무조건 화장실로 가서 손부터 씻는다.

찬물에 손을 씻다 보면 때로 기가 막혀 너털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혹은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등이 떠오른다고 한다. 산책을 하거나 호흡을 가다듬는다는 분들도 계신다. 화가 나면 조용한 음악 CD를 튼다는 이도 있다.
 
정신과의사, 심리 상담사 등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화가 난 상태에서는 '일단 하던 것을 멈추라'고 주장한다. 화는 감정이기 때문에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잠깐 산책이라도 하면 극한의 순간은 넘길 수 있다.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자신의 화를 '들여다보는 것'은 이때부터다. 우선, '정당한 화'인지 '필요한 화'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정당하고 필요하다면 화를 표현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이를 전하는 데에는 반드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때에는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내가 어떻게 상황을 지각했는지'처럼 나를 주어로 하는 '나-메시지 (I- message)'로 표현해야 한다. 상대를 주어로 하는 '너-메시지(You- message)'를 쓰면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시키고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의 문제인 것처럼 표현해서 관계를 왜곡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군자는 크게 노한다.' 공자의 말이다. 굳이 우리시대의 말로 해석하자면 진정한 리더는 화에 맞서 싸우거나 억누르기보다는 화의 실체를 끌어안고 달랠 줄 알아야 함을, 화조차도 세련되게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